11월 중간선거 앞두고 투표권 논란 재점화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투표권 논란 재점화

유권자 신분증·시민권 증명 요구 확대…전문가들 “사전 준비가 가장 중요”

“소수계·저소득층 투표 장벽 우려…거주지별 선거 규정 반드시 확인해야”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각 주에서 유권자 신분증과 시민권 증명 요건을 강화하면서 합법적인 유권자들의 투표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투표권 전문가들은 최근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른 선거구 획정 변화와 함께 주별로 달라지는 선거 규정이 유권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거주 지역의 투표 요건과 등록 절차를 미리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지난 26일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중간선거가 연방 의회는 물론 주정부와 지방정부 권력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인 만큼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멕시코계 미국인 법률방어교육기금(MALDEF)의 토머스 A. 사엔즈 회장 겸 법률총괄, 보트라이더즈(VoteRiders)의 김다해 정책옹호 매니저, 캘리포니아 지역 독립언론 샤스타스카웃(Shasta Scout)의 애널리스 피어스 창립자 겸 편집장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허위정보 확산과 신분증 요건에 대한 혼란, 잦은 선거 절차 변경이 유권자들에게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엔즈 회장은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허위정보가 집중적으로 유포될 가능성이 크다”며 “유권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다해 매니저도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유권자들이 투표 직전에 필요한 신분증이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라며 “신분증에 현재 거주지와 이름 등 최신 정보가 정확히 반영돼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어스 편집장은 “유권자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주와 카운티의 선거 규정, 투표 일정, 절차를 사전에 충분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38개 주가 투표 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인정되는 신분증 종류와 관련 규정이 주마다 다르고 변경도 잦아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혼란을 겪거나 투표를 거부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 매니저는 “최근 몇 년 사이 유권자 신분증법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그동안 문제없이 투표해 온 유권자들에게도 새로운 장벽이 생기고 있다”며 “특히 시니어와 청년층은 복잡한 절차나 투표 거부에 대한 우려 때문에 투표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트라이더즈 자료에 따르면 투표 연령에 해당하는 미국 시민 가운데 약 2,100만 명은 유효한 운전면허증을 소지하지 않고 있으며, 약 2,900만 명은 운전면허증은 있지만 변경된 이름이나 새로운 주소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흑인과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은 백인보다 유효한 운전면허증이나 주정부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약 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권 증명 요구 확대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주와 연방정부에서는 유권자 등록 시 출생증명서나 여권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시민권자라도 관련 서류를 즉시 제출하지 못할 경우 유권자 등록이나 투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매니저는 “미국 시민 가운데 약 2,100만 명이 시민권 증명 서류를 즉시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 가운데 약 400만 명은 시민권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자체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 같은 규정은 결국 수백만 명의 합법적인 유권자를 투표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투표 연령 시민 5명 가운데 1명가량은 최신 정보가 반영된 운전면허증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8세부터 24세까지의 청년층 가운데 35%는 운전면허증이 없으며, 300만 명 이상은 시민권 증명 서류 제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단순히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비용과 교통 접근성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저임금 노동자에게는 신분증 발급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고, 농촌 지역 주민들은 관공서까지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산불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로 신분증을 분실한 주민들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매니저는 “미국에서 유권자 사기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현재의 선거법만으로도 미국 시민만 투표하도록 충분히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최근 연방대법원의 '칼레이스 대 루이지애나(Callais v. Louisiana)' 판결도 주목해야 할 사례로 꼽았다.


사엔즈 회장은 이 판결로 소수계 유권자가 다수인 선거구가 분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수계 커뮤니티가 선호하는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선거구가 바뀌더라도 투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각 주마다 유권자 등록 마감일과 투표 방식, 신분증 요건이 모두 다른 만큼 반드시 거주지의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 샤스타카운티 사례를 소개하며 선거 제도의 잦은 변화가 유권자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샤스타카운티는 최근 기존 전자투표 시스템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주민투표를 통해 통과된 'Measure B' 역시 유권자 명부 운영 방식을 둘러싸고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


피어스 편집장은 “선거는 단순히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유권자가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다는 신뢰의 문제”라며 “제도가 갑자기 바뀌면 유권자들이 새로운 절차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혼란과 불신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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