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워싱턴주 한인의 날 기념공연, 16일 페더럴웨이서 성황리에 열려
‘봉산탈춤’과 ‘K-팝’·‘비보잉’ 한 무대에
봉산탈춤·K-팝·비보잉 어우러져 한국문화의 과거·현재·미래 표현해
워싱턴주 한인 이민 역사를 되새기고 한국 전통문화와 현대 K-컬처의 역동성을 한자리에서 보여준 제19회 워싱턴주 한인의 날 기념공연이 지난 16일 페더럴웨이 PAEC(Performing Arts & Event Center)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이 주최하고 재외동포청이 후원한 이날 행사는 ‘TAL: THE MOVEMENT’를 주제로 한국 전통 탈춤과 K-팝, 스트리트 댄스, 비보잉을 결합한 색다른 무대를 선보였다.
올해 행사는 단순히 전통공연과 현대공연을 차례로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인 이민사와 문화의 뿌리에서 출발해 새로운 세대와 만나고 다시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을 하나의 공연 흐름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공연은 ‘ROOTS(뿌리)’를 시작으로 ‘MEETING(만남)’, 공식 기념식, ‘EVOLUTION(진화)’, ‘THE MOVEMENT/FINALE’로 이어졌다.
이번 공연에는 워싱턴주 비영리 K-팝 문화단체인 America K-Pop Association(AKA)의 VDC Crew와 한국 전통공연단 샘도내기, 세계적인 비보이 쇼티 포스(Shorty Force) 등이 참여했다.
‘ROOTS’에서는 한국 대북 공연을 시작으로 대금 독주 ‘청성곡’, 한국민요 ‘놀량’, 봉산탈춤 ‘목중춤’ 등이 펼쳐지며 한국 전통예술의 원형을 무대에 올렸다.
이어 ‘MEETING’에서는 버나 돌리기와 현대적인 퍼포먼스를 접목한 무대를 비롯해 K-팝 ‘Genie’, K-팝과 목중춤을 결합한 ‘If I’ 등이 선보이면서 전통과 현대의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공연 후반부에는 이러한 장르 간 경계가 더욱 과감하게 허물어졌다. 세계적인 비보이 쇼티 포스의 비보잉과 호랑이춤이 ‘강강술래’를 배경으로 만났고, 대금과 피아노·콘트라베이스·드럼이 함께한 ‘Bésame Mucho’, K-팝 댄스 ‘Fashion’, K-팝과 사자춤이 만난 ‘Seven’, K-팝과 쇼티 포스의 ‘WDA’ 등이 잇따라 무대에 올랐다.
피날레에서는 버나와 죽방울놀이 ‘Butter’, K-팝과 쌍사자춤, 호랑이춤, 비보잉이 한 무대에 어우러지며 공연의 절정을 장식했다. ‘Shut Down’, ‘Famous’, ‘Bad’, ‘LIKE JENNIE’ 등 친숙한 현대 음악과 전통 공연 요소가 결합되면서 세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무대가 펼쳐졌다.
AKA는 엘리나 솔 김을 중심으로 K-팝 공연과 문화교육, 차세대 리더십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한국문화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있는 단체다.
윤원중씨가 이끄는 샘도내기는 봉산탈춤을 뿌리로 전통공연을 현대적인 무대와 미디어로 확장해 온 공연단으로, 스트레이키즈 ‘Thunderous’, 빅뱅 ‘Fantastic Baby’, Mnet MAMA, KBS ‘불후의 명곡’ 등 다양한 무대와 콘텐츠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쇼티 포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비보이 가운데 한 명으로 Red Bull BC One World Finalist 경력을 갖고 있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비보이 문화의 에너지를 전통춤 및 K-팝과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뱅크오브호프 대니 유 타코마 지점장의 사회로 공연 중반부에 진행된 공식 기념식에는 김성훈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 이사장과 김필재 대회장을 비롯해 장성길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 짐 페럴 페더럴웨이 시장 등이 무대에 올라 축하 메시지를 직접 전달했다.
우선 김성훈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워싱턴주 한인사회가 120여 년 이민 역사 속에서 근면과 봉사, 교육, 지역사회 참여를 통해 성장해왔다며 이번 공연이 “과거와 현재를 잇고, 세대와 세대를 잇고, 한국과 미국을 문화로 연결하는 뜻깊은 예술의 장”이 되기를 기대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무대에 함께 오른 김필재 대회장과 윤이나 대회준비위원장을 소개했다.
장성길 총영사는 축사를 통해 1903년 102명의 한인 선조들이 희망을 품고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미주 한인사회가 약 255만 명 규모의 공동체로 성장했다며, 워싱턴주가 미 전국에서 최초로 ‘한인의 날’을 법제화한 곳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신디 류 주 하원의원은 봉산탈춤과 K-팝, 비보잉이 한 무대에서 조화를 이루는 이번 공연이 한국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끊임없는 변화, 혁신의 정신을 함께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짐 페럴 페더럴웨이 시장은 페더럴웨이가 워싱턴주 도시 가운데 한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라고 소개하며 한인들이 시 승격 이전부터 지역사회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김필재 대회장과 윤이나 준비위원장, 장성길 총영사, 밥 퍼거슨 워싱턴주지사, 황규호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장, 이수잔 미주한인회 서북미연합회장, 김원준 광역시애틀한인회장, 임경 타코마한인회장, 류성현 페더럴웨이한인회장, 오명규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박명래 대한부인회 이사장 등이 축하 메시지를 통해 한인의 날이 세대와 지역을 연결하고 한인사회의 정체성을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했다.
특히 밥 퍼거슨 워싱턴주지사는 축하 메시지에서 올해 초 제19주년 한인의 날을 기념하는 주지사 선언문에 서명한 사실을 소개하고, 한인사회가 워싱턴주의 다양성과 역사, 문화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필재 대회장도 미주 한인의 역사가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한 선조들의 헌신과 희생에서 시작됐다며 “선조들이 물려준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소중히 지키는 동시에 이를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주의 ‘한인의 날’은 고 신호범 전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상원법안 SB5166에서 출발했다. 법안은 2007년 1월 주 상원 법률분과위원회를 통과한 뒤 상·하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당시 크리스틴 그레고어 주지사가 같은 해 4월 9일 서명하면서 매년 1월 13일을 ‘워싱턴주 한인의 날’로 기념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1월 13일은 1903년 한인 이민 선조들이 하와이에 도착해 미국 이민사의 첫 장을 연 날이다. 워싱턴주는 이를 기념하는 ‘한인의 날’을 주 차원에서 인정한 미국 최초의 주라는 상징성도 갖고 있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기념행사는 이러한 이민 선조들의 역사를 돌아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전통문화가 K-팝과 스트리트 문화라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다음 세대에 어떻게 계승되고 변화할 수 있는지를 무대 위에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특히 봉산탈춤의 먹중춤과 대금, 버나놀이 같은 전통예술이 K-팝과 비보잉, 사자춤 등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전통의 보존’에 머물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문화’로서 한국문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이번 행사는 객석이 만석을 이룬 가운데, 공연을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일부 관람객들이 입장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는 보기 드문 장면까지 연출돼 행사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재외동포청을 비롯해 지역 기업과 한인단체, 개인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의 성공에 힘입어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은 앞으로도 한인 이민 역사를 알리고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주류사회와 차세대에 전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재영 기자
대금 솔로 공연 모습.
샘도내기의 봉산탈춤 ‘목중댄스’ 공연 모습.
대금과 피아노·콘트라베이스·드럼 연주자들이 함께 베사메무초를 연주하고 있다.
K-팝 댄스 공연 모습.
K-팝과 목중춤의 콜라보 공연 모습.
공연을 마친 후 경품 추첨을 하고 있는 모습.
김성훈 이사장(왼쪽)이 김필재 대회장(가운데)과 윤이나 준비위원장을 소개하고 있다.
뱅크오브호프 대니 유 타코마 지점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관람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공연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한인들이 역사에 길이 남을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공연 전 공연장에 마련된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관람객들이 공연 전 공연장에 마련된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