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한국학교 서북미지역협의회, 지난 22일 2026 현지 교사연수 개최
“한글학교 교사는 오늘의 문화 의병”
역사·문화·정체성부터 AI·전통음악 활용 수업까지…현장 교수법 공유
재미한국학교 서북미지역협의회(회장 윤세진)가 주최한 ‘2026 재미한국학교 현지 교사연수’가 지난 22일 레이크우드 타코마중앙장로교회에서 열려 서북미 지역 한글학교 교사들이 한국어와 역사·문화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로 미래를 이어가는 한글교육’을 주제로 열린 이번 연수에는 워싱턴주를 비롯해 오리건, 알래스카 등 서북미 각 지역에서 한글학교 교사들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직접 소통하는 대면 연수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개회식은 국민의례와 김용주 타코마중앙장로교회 부목사의 기도에 이어 윤세진 회장의 개회사, 장성길 주시애틀대한민국총영사의 축사, 조승주 이사장의 격려사, 이용욱 시애틀한국교육원장의 ‘광복을 되새기며’ 순으로 진행됐다. NAKS 권예순 총회장과 최미영 이사장도 서면 축사를 통해 교사들을 격려했다.
윤세진 회장은 개회사에서 주말마다 자신의 시간을 내어 차세대에게 한국어와 역사, 문화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윤 회장은 최근 드라마 속 의병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글학교 교사들을 떠올렸다고 소개한 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해 나섰던 의병처럼, 우리 한글학교 선생님들도 주말을 반납하고 아이들에게 우리의 말과 글, 역사와 문화를 심어주고 있다”며 “저는 우리 선생님들을 오늘의 ‘문화 의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 학기를 앞두고 이번 연수가 서로의 헌신을 격려하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며 새로운 힘을 얻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성길 총영사는 한글학교가 단순히 주말에 한국어를 배우는 교육기관을 넘어 미주 한인사회가 세대를 이어 정체성과 공동체를 유지해 온 중요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장 총영사는 “서북미 곳곳에서 우리말과 문화를 지키고 다음 세대에게 대한민국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애쓰시는 한글학교 선생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애틀 부임 이후 지역 동포사회를 둘러보면서 한글학교 교사들의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주말뿐 아니라 개인의 시간까지 희생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초기 이민사회에서부터 선배 세대가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내 자녀들에게 우리말과 문화를 가르쳐 왔고, 이러한 노력들이 오늘날 미주 한인 2세와 3세들이 정치·행정·교육·경제·과학기술·문화예술 등 미국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는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수의 핵심은 교사들이 수업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교수법을 배우는 데 맞춰졌다.
강사로는 김지선 NAKS 수준별 역사·문화교육 개발위원장, 경정혜 미주한국어재단 교육과정 연구위원, 서경희 서재필기념재단 대외협력부장, 이혜미 앵커리지 한국학교 교사가 참여했다.
강의에서는 한국 역사와 문화를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가르치는 방법을 비롯해 영어권 학습자에게 효과적인 한국어 교수법, 한국계 미국인의 이민 역사와 정체성 교육, 전통음악을 활용한 한글교육 등이 다뤄졌다.
특히 AI를 활용한 수업 방법과 TPR(Total Physical Response·전신반응교수법), 게임과 만들기, 한국 전통 장단과 음악 등 학생들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교수법이 소개됐다.
연수는 참가 교사들을 여러 모둠으로 나눠 네 개의 강의를 순환 방식으로 수강하도록 구성했다. 오전과 오후에 걸쳐 교사들이 모두 네 강의를 빠짐없이 들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특정 강의만 선택해야 하는 기존 방식의 아쉬움을 줄였다.
교사들은 직접 활동에 참여하고 수업 자료를 체험하면서 각자의 한글학교 수업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의견을 나눴다.
참가 교사들은 “이론에 그치지 않고 교실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많았다”, “강사들의 전문성과 열정이 돋보였다”, “네 강의를 모두 들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이 특히 좋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글교육에서 한국계 미국인의 역사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점도 이번 연수에서 강조됐다. 단순히 한국의 역사만 가르치는 데서 벗어나 미국 땅에서 한인 이민 선조들이 어떻게 정착하고 공동체를 일궈왔는지를 다음 세대에게 전달해야 자신들의 뿌리와 현재의 삶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세진 회장은 “선생님 한 분의 배움은 그 선생님을 만나는 수십 명의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시작”이라며 “서북미지역협의회도 앞으로 각 한글학교와 선생님들이 교육 현장에서 힘을 낼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교사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래플 추첨을 통해 다양한 선물을 전달하는 시간도 마련돼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오전 등록과 개회식을 시작으로 네 차례의 강의와 점심 교제까지 이어진 연수는 오후 4시 설문조사와 기념품 증정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연수는 재외동포청과 주시애틀대한민국총영사관, 시애틀한국교육원,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서재필기념재단, 아이코리(ikoree) 등이 후원 및 협력기관으로 참여했다.
서북미지역협의회는 이번 연수가 교사 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한글학교를 통해 차세대가 한국어와 한국문화, 미주 한인의 역사와 정체성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교육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재영 기자
참석자들이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사들이 소개되고 있다.
김지현 부회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김용주 타코마중앙장로교회 부목사가 기도를 하고 있다.
윤세진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장성길 총영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조승주 이사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용욱 시애틀한국교육원장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며’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