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외래 과일파리 비상…샌디에이고 111평방마일 멕시코 과일파리 검역 지속

캘리포니아 외래 과일파리 비상…샌디에이고 111평방마일 멕시코 과일파리 검역 지속

“해충을 짐에 싸오지 마세요”


캘리포니아주가 농업과 가정의 과수·텃밭까지 위협하는 외래 과일파리 유입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방어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식품농업부(CDFA)와 지역 농업 당국 관계자들은 지난 18일 아메리칸 커뮤니티 미디어(American Community Media)가 마련한 언론 브리핑에서 여름철 여행 증가와 온라인 쇼핑·택배 급증으로 외래 해충이 캘리포니아에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현재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는 멕시코 과일파리와 관련한 2건의 검역 조치가 약 111평방마일에 걸쳐 시행되고 있다. CDFA는 올해 들어 별도로 발생한 2건의 감염 사례를 성공적으로 박멸했지만 외래 과일파리의 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CDFA 식물보건·해충방제서비스 국장 빅토리아 혼베이커는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평가하면서도 “과일파리는 계속 밀려오고 있다”며 CDFA와 연방 농무부(USDA), 각 카운티가 공동으로 감시와 박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가 외래 과일파리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적인 농업 생산지라는 특성 때문이다.


지중해 과일파리와 멕시코 과일파리, 동양 과일파리 등 외래종은 캘리포니아에 천적이 없어 일단 정착할 경우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250종 이상의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을 공격해 안에서부터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전체 과일·견과류 생산량의 4분의 3 이상, 채소의 3분의 1가량을 생산하는 농업 대주다. 외래 해충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미국 전체에서 연간 약 400억 달러, 캘리포니아에서만 30억 달러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혼베이커 국장은 외래 과일파리가 정착할 경우 상업 농업뿐 아니라 주민들의 가정 과수와 텃밭에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결국 식품 공급과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국이 지목한 외래 과일파리의 주요 유입 경로는 여행객이 수하물에 넣어오는 과일과 식물,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마켓에서 구매한 농산물·식물류, 해외 또는 타주에 사는 가족과 지인이 보내는 택배 등이다.

특히 폭발적으로 늘어난 전자상거래가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농업부 조던 피터슨 부국장은 “캘리포니아에는 하루 약 800만 개의 택배가 들어온다”며 이 가운데 불법 또는 검역 대상 농산물이 들어 있는 소수의 상자를 찾아내는 것은 “소방 호스로 물을 마시려는 것과 같다”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CDFA는 현재 오리건·애리조나·네바다 접경지역에 16개 검역소를 운영하는 한편, 주 전역에 10만 개 이상의 트랩을 설치해 외래 해충을 감시하고 있다.

국제공항과 캘리포니아-멕시코 국경에서는 USDA의 이른바 ‘비글 여단’도 활약하고 있다. 탐지견과 핸들러가 한 팀을 이뤄 여행객 수하물 등에 숨어 들어오는 과일과 식물류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택배 물류시설에서도 탐지견들이 활약하고 있다.

LA카운티는 75명의 검사관과 함께 페덱스와 UPS, 미 우정국(USPS) 등 물류시설에 6개 탐지견 팀을 투입하고 있다.

탐지견들은 과일파리 자체의 냄새를 맡는 것이 아니라 과일이나 식물 냄새를 찾아낸다. 탐지견이 특정 소포에 반응하면 검사관이 상자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알라메다 카운티 농업 생물학자이자 탐지견 핸들러인 리사 샘슨은 자신의 탐지견 ‘탱크’가 2023년 팀을 이룬 이후 외래 과일파리를 19건이나 찾아냈다고 밝혔다.

샘슨은 “2011년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예전에는 과일파리를 발견하는 것이 드문 일이었다”며 “이제는 꽤 흔해졌다”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탐지견들은 간식을 보상으로 받도록 훈련되며 현장 인증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90% 이상의 적중률을 기록해야 한다.

과일파리 한 마리가 발견됐다고 해서 단순한 우연으로 넘기는 것도 아니다.

CDFA 긴급대응팀장 아브라함 로페스-주니가는 과일파리 한 마리가 발견되는 즉시 ‘경계 조사’에 착수한다고 설명했다.


발견 지역 주변에 추가 트랩과 검사관을 배치해 단발성 유입인지 추가 개체가 있는지를 확인한다. 여러 마리가 발견되면 수컷 과일파리를 유인하는 유기농 미끼 스테이션을 설치하고 주변 과일을 제거하는 등 본격적인 박멸 작업에 들어간다.

검역은 과일파리의 생애 주기 세 번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유지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수개월간 이어질 수도 있다.


검역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협조도 중요하다.

당국은 검역구역에서 재배하거나 수확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이웃에게 나눠주지 말 것을 당부했다. 다만 주스로 만들거나 굽는 등 가공한 뒤에는 나눠줄 수 있다.

과일에서 구멍이나 유충 등 감염이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될 경우에는 이중 비닐봉투에 넣어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하며, 음식물·정원 쓰레기를 처리하는 ‘그린 빈’에 넣어서는 안 된다.


의심되는 과일파리나 피해 과일을 발견하면 CDFA에 신고할 것도 당부했다.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나 엣시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식물 거래도 새로운 해충 유입 통로로 지목됐다. 오렌지 카운티 정원사이자 카운티 농업 사무소 직원인 흐엉 당은 최근 이국적인 식물이나 과일나무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판매자에게서 식물을 구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주문할 경우 광고와 전혀 다른 식물이 배달되거나 캘리포니아 기후에 맞지 않는 식물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지역의 공인 묘목장을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원하는 품종이 없더라도 묘목장을 통해 특별 주문할 수 있으며, 공인 묘목장에서 판매되는 식물은 해충과 질병에 대한 검사를 거친다는 설명이다.


당국은 외래 과일파리와의 싸움은 정부의 검역과 방제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주민 개개인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나 다른 주를 여행하고 돌아올 때 과일과 채소, 식물이나 자연 소재를 무심코 가져오는 행동이 대규모 농업 피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혼베이커 국장은 “캘리포니아로 과일, 채소, 식물, 자연 소재를 가져오지 말아 달라”며 “해충을 짐 속에 싸오지 마세요(Don’t pack a pest). 그것이 가장 중요한 방어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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