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부조 강화에 복지 이용 위축

공적부조 강화에 복지 이용 위축

메디캘·캘프레시 등 안전망 이용 감소…이민자 가정 개인정보 우려 확산

캘리포니아주 등 22개 주 소송…“혜택 중단 전 전문가 상담부터 해야”


트럼프 행정부의 새 공적부조(Public Charge) 규정이 지난 18일부터 시행되면서 캘리포니아 이민자 사회에서 메디캘(Medi-Cal)과 캘프레시(CalFresh) 등 공공복지 프로그램 이용을 꺼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캘리포니아 보건복지서비스부(CalHHS) 킴 존슨 장관은 지난 24일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주정부가 주요 사회안전망 프로그램의 가입 감소 현상을 이미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프로그램별 구체적인 감소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존슨 장관은 새로운 공적부조 규정뿐 아니라 최근 잇따른 연방 복지정책 변화에 대한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주민들이 향후 이민신분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실제 적용 대상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의료·식품 지원을 스스로 포기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복지 프로그램 신청 과정에서 제출한 개인정보가 연방정부에 전달돼 이민단속 등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민자 가정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캘리포니아 보건의료서비스국(DHCS)은 Medi-Cal 가입자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Medicaid ID, 제공된 경우 소셜시큐리티 번호와 이민신분 등 일부 자격 정보를 연방법에 따라 연방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에 제출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현재 법원 명령에 따라 CMS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제공할 수 있는 정보는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분류되는 일부 대상자의 제한된 기본정보로 한정돼 있으며,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등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사람들의 정보에는 별도의 보호가 적용된다.


주정부는 주민들이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고 보호되는지 알 수 있도록 Medi-Cal을 비롯한 복지 프로그램의 개인정보 관련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당국은 새 공적부조 규정이 모든 이민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며 불안감 때문에 필요한 의료나 식품 지원을 서둘러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CalHHS는 공적부조 심사가 일부 이민자의 미국 입국이나 영주권 신청 과정에서 적용되는 이민법상의 판단 기준이며, Medi-Cal이나 CalFresh 자체의 가입 자격을 결정하는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미국 내 이민자에게 공적부조 심사가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특히 개인의 이민신분과 영주권 신청 방식, 이용한 프로그램 등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혜택을 중단하기 전에 신뢰할 수 있는 이민법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정부는 당부했다. 존슨 장관은 “의료나 식품 지원과 같은 자원을 포기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 전에 공적부조 규정이 실제 본인에게 적용되는지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와 먼저 상담하기를 강력히 권한다”고 강조했다.


공적부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미 Medi-Cal 등에서 탈퇴한 경우에도 자격요건을 충족한다면 재신청이 가능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연방 및 주정부의 복지 자격 규정 자체도 일부 변경되고 있어 재가입 가능 여부는 개인별로 확인해야 한다.

주정부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실제 공적부조 적용 대상이 아닌 사람까지 의료·식품 지원을 포기하는 이른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다.


과거 공적부조 규정이 강화됐을 당시에도 부모가 자신의 이민신분에 영향을 받을 것을 걱정해 미국 시민권자인 자녀가 받을 수 있는 의료·영양 지원까지 이용하지 않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주정부는 어린이와 혼합신분 가정이 이러한 불안의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새 공적부조 규정을 둘러싼 법정 공방도 본격화됐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뉴욕·일리노이주 등과 함께 22개 주 연합 차원의 소송을 제기해 새 규정의 시행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새 규정은 지난 18일부터 발효됐다.

원고 측은 기존 공적부조 판단이 정부 지원에 ‘주로 의존할 가능성’을 판단하는 비교적 제한적인 기준으로 운영돼 왔지만, 새 규정은 이민심사관이 Medi-Cal과 CalFresh를 포함한 보다 폭넓은 공공지원 이용 내역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재량을 확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법무부는 이 규정이 행정부에 부여된 법적 권한을 넘어섰으며 행정절차법에도 위배된다는 입장이다.

본타 장관은 미국 시민권자인 자녀가 합법적으로 이용한 복지혜택까지 비시민권자인 부모의 이민심사에서 고려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이는 캘리포니아 등 원고 측의 주장으로, 규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최종 판단은 법원의 몫이다.


소송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언제 최종 결론이 내려질지는 불확실하다. 하급심 결정에 대해 어느 쪽이든 항소할 수 있어 법적 공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향후 법원 결정이나 연방정부 지침에 따라 실제 적용되는 규정이 달라질 경우 이를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주정부는 무엇보다 잘못된 정보나 막연한 두려움으로 필요한 의료·식품 지원을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이민신분과 공적부조 적용 여부를 개별적으로 확인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DHCS 역시 새 공적부조 규정이 9월 18일부터 적용되지만 대부분의 이민자는 공적부조 대상이 아니라고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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