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부터 재즈 가스펠·헨델 아리아까지…워싱턴 K 앙상블 가을 연주회 성황
지난 1일 페더럴웨이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려…700석 규모 공연장에 600여 명 관객 찾아
재즈풍 가스펠·솔리스트 3인 무대·오케스트라 협연 등 14곡…팔복 노래한 「축복」으로 대미
워싱턴주 한인 합창단 워싱턴 K 앙상블(Washington K-Ensemble·WKE)의 가을 정기연주회 「Beatitudes(축복)」가 600여 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막을 내렸다.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워싱턴 K 앙상블은 지난 1일(일) 오후 5시 페더럴웨이 공연예술센터(Federal Way Performing Arts and Event Center·PAEC)에서 가을 성가 연주회를 열었다. 700석 규모의 공연장에 600여 명의 관객이 찾았다.
김법수 음악감독 겸 지휘자가 무대를 이끌었고, 피아니스트 송지영이 반주를 맡았다.
이번 공연은 프로그램 전체를 성가로 꾸몄다. 1부는 찬송가와 재즈풍 가스펠로, 2부는 솔리스트들의 독창과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찬양으로 채웠다.
마지막은 공연 주제인 산상수훈의 '팔복'을 노래한 「축복」이 장식했다. 공연은 킹카운티 문화예술 지원기관 포컬처(4Culture)의 '퍼블릭 프리 액세스(Public Free Access)' 프로그램 후원으로 열렸다.
김법수 지휘자는 첫 곡에 앞서 "오늘은 성가 연주회라 대부분 크리스천분들이 오셨겠지만, 크리스천이 아닌 분들은 더 환영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크리스천분들은 믿음으로, 그렇지 않은 분들은 좋은 음악을 듣는다고 생각하고 즐겨 달라"고 말해 객석의 긴장을 풀었다.
◈ 「내 영혼 평안해」로 문 연 1부…작곡가 '안선' 객석서 함께해
1부의 문은 작곡가 마크 헤이스(Mark Hayes)가 편곡한 「내 영혼 평안해(It Is Well With My Soul)」가 열었다. 이 찬송가는 미국 시카고의 변호사 호레이쇼 스패포드가 썼다.
그는 1873년 대서양에서 일어난 여객선 빌 뒤 아브르(Ville du Havre)호 침몰 사고로 네 딸을 모두 잃었고, 아내를 만나러 가는 배가 사고 해역을 지날 때 이 가사를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지휘자는 "가사 속 고백처럼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의 영혼에 평안이 가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번째 곡은 데보라 거버너(Deborah Govenor)의 성찬 찬양 「기억하라(Remember Me)」였다. 예수가 잡히던 밤 제자들과 떡과 포도주를 나누며 "나를 기념하라"고 한 장면을 담은 곡이다.
김 지휘자는 이 곡을 "가슴이 무너지도록 아름다운 찬양"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찬송가 「죄짐 맡은 우리 구주」에 새 후렴을 엮어 완전히 새롭게 편곡한 제갈수영의 「모든 것이 은혜」가 무대에 올랐다.
김 지휘자는 이 곡에 대해 "느낌은 달라도 은혜는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 곡 「공중 나는 새들을 보라」는 마태복음 6장의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을 노랫말로 한 밝고 경쾌한 곡이다. 작곡가 안선은 워싱턴주에 살며 포트오처드(Port Orchard) 크로스웨이 교회에서 반주자로 섬기고 있다.
김 지휘자가 객석 가운데 앉은 안선 작곡가를 소개하자 큰 박수가 쏟아졌다. 김 지휘자는 "작곡가가 직접 와 계시니 무척 떨린다"며 웃었다.
안선은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했다. 부활절 칸타타 '위대한 희생'과 성탄절 칸타타 '위대한 사랑' 등 여러 성가곡을 출판했다.
송정미, '찬양하는 사람들' 등 CCM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작곡가이자 편곡자, 건반 연주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종려주일 찬양 「찬양의 왕관과 함께(With Crowns of Praise)」가 힘찬 "호산나"로 끝난 뒤, 김 지휘자는 "이번 곡은 실수가 많았는데 모르고 지나가셨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아 객석에 웃음이 번졌다. 1부는 익숙한 가스펠 두 곡을 재즈로 편곡해 잇따라 부르며 마무리됐다.
첫 곡은 조엘 레이니(Joel Raney)가 흑인영가 두 곡을 엮은 「본향으로 가네(Carry Me Home)」로, 단원 최진혁(Chad Choi)이 베이스 기타를 맡았다. 이어 유미진의 솔로로 「내게 강 같은 평화(Peace Like a River)」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 솔리스트 3인과 오케스트라…2부 「광야를 지나며」에 객석 숙연
2부는 단원 가운데 솔리스트 세 명의 무대로 시작했다. 소프라노 채선미는 신상우가 편곡한 「사슴이 시냇물을(As the Deer)」을 불렀다.
시편 42편을 바탕으로 한 이 곡은 시애틀 출신 작곡가 마틴 니스트롬(Martin Nystrom)이 1981년에 쓴 곡으로, 전 세계 교회에서 애창된다.
소프라노 권수현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삼손』에 나오는 아리아 「빛나는 세라핌이여(Let the Bright Seraphim)」를 불렀다. 김 지휘자는 이 곡을 "소프라노와 트럼펫이 서로 대화하듯 구성된 곡으로, 천사들에게 나팔을 불어 영광스러운 승리를 축하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1981년 영국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스펜서의 결혼식에서 불려 널리 알려진 아리아다. 이어 테너 최진혁이 「You Raise Me Up」으로 솔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합창단이 다시 입장하자 관객들은 단원들이 모두 자리에 설 때까지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김 지휘자는 "관객분들의 수준이 완전히 업그레이드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일본에서 건너온 찬양 「꽃들도」가 단원 조원정의 솔로로 울려 퍼졌다.
공연의 감정적 정점은 「광야를 지나며」와 「주 예수 나의 산 소망(Living Hope)」이었다. 김 지휘자는 두 곡이 북한의 가짜 찬양단을 그린 한국 영화 '신의악단'에 나와 널리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곡을 연습하며 우리 합창단이 소위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눈물이 많은 지휘자인데, 연습하면서 우리 스스로 너무 큰 감동을 받았고 이를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광야를 지나며」는 장진숙이 작사·작곡한 곡으로, 이날 소프라노 채선미가 솔로를 맡았다. 고독과 낮아짐의 시간을 하나님만 의지하게 되는 연단의 자리로 그린 노랫말에 객석은 숙연해졌다.
곡은 「주 예수 나의 산 소망」으로 이어지며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함께 "할렐루야"를 외치는 장엄한 찬양으로 고조됐다. 곡이 끝난 뒤 김 지휘자는 "저는 노래를 부르지도 않았는데 왜 목이 쉬었을까요"라고 말해 또 한 번 웃음을 끌어냈다.
이날 2부 무대에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베이스, 트럼펫, 플루트, 팀파니, 타악기 등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함께했다.
◈ 팔복 노래한 「축복」으로 대미…앙코르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공식 프로그램의 마지막 곡은 H. R. 에반스(H. R. Evans)의 「축복」이었다. 김 지휘자는 "이 곡의 원래 제목은 '팔복'이라고 해야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주의 주제인 ‘Beatitude’가 산상수훈에 나오는 팔복이고, 이 곡의 가사에 팔복의 내용이 모두 담겨 있다"며 "풍성한 팔복이 여러분의 삶에 늘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태복음 5장 3~12절을 노랫말로 한 이 곡은 한국 교회 성가대에서 오래 사랑받아 온 곡이다. 베이스 정춘길의 솔로와 합창이 주고받으며 웅장한 절정으로 치달았고, "기뻐하고 기뻐하라"는 외침과 함께 공연의 주제를 마무리했다.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김 지휘자는 "워싱턴 K 앙상블은 항상 앙코르가 많지 않다. 이번에도 한 곡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더 듣고 싶으시면 어떻게 하시면 되느냐"고 객석에 되물은 뒤 "다음 연주회에 오시면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앙코르곡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How Great Thou Art)」였다. 김 지휘자는 "감사의 계절이자 연말을 맞아 여러분과 가족, 주변의 모든 분께 큰 평화와 복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마지막 화음이 끝나자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워싱턴 K 앙상블은 2009년 김법수 지휘자가 '워싱턴 챔버 앙상블(WCE)'로 창단한 한인 합창단이다. 올해 초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고, 이번 무대는 새 이름으로 맞은 첫 가을 연주회였다.
합창단은 매년 2월 시즌을 시작해 6월 중순 정기연주회를 열고, 9월부터 다시 연습해 10월 말이나 11월 초 가을 연주회로 시즌을 마친다. 연습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이며, 새 단원을 상시 모집하고 있다.
<기사‧사진=시애틀코리안데일리 김승규 기자>
워싱턴 K 앙상블이 가을 정기연주회에서 「축복」으로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송지영이 반주를 맡았다.
김법수 워싱턴 K 앙상블 음악감독 겸 지휘자.
김법수 워싱턴 K 앙상블 음악감독 겸 지휘자.
소프라노 채선미는 「사슴이 시냇물을」을 부르고 있다.
소프라노 권수현이 「빛나는 세라핌이여」를 부르고 있다.
테너 최진혁이 「You Raise Me Up」를 부르고 있다.
관객들이 공연시간에 맞춰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