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한인변호사협회, 창립 35주년 연례 만찬 ‘성황’


워싱턴주 한인변호사협회, 창립 35주년 연례 만찬 ‘성황’

연방지방법원 전형승 판사를 비롯해 지역 법조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

5명의 일반장학생 및 시브라이트 장학생에게 2만6000불 장학금 전달


워싱턴주 한인변호사협회(KABA-WA)가 창립 35주년을 맞아 지난 19일 시애틀 페어몬트 올림픽 호텔에서 연례 만찬을 개최했다. 올해 행사는 2025년 새로 출범한 501(c)(3) 비영리단체 ‘KABA 재단(KABA Foundation)’과 협회가 처음으로 공동 주최한 자리로, 장학사업과 공익활동의 외연을 넓히는 전환점으로 평가됐다.


행사는 ‘정(情)’을 키워드로 삼아, 협회가 지난 35년 동안 한인사회와 함께 구축해온 법률 안전망과 차세대 법조인 지원 활동을 집중 조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만찬 사회는 KING 5 ‘Facing Race’ 리포터 샤론 유가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법조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연방지방법원 전형승 판사를 비롯해 워싱턴주 대법원 바버라 매드슨 대법관, 워싱턴주 항소법원(1지부) 판사, 킹카운티 상급법원 및 지방법원, 시애틀 시 법원 관계자 등 다수의 판사·위원·법조기관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한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 서은지 총영사와 박미조 부총영사, 킹카운티 검사장 리사 매니언, 시애틀항만청 커미셔너 샘 조 등도 현장에서 소개됐다.


행사는 환영사, 연주, 장학금 수여, 멘토상 시상, 기조연설, 신임 회장 취임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후원 소개 시간에는 장학사업이 “재단과 후원자, 그리고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린 스폰서들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감사 인사가 이어졌고, 케이트 시브라이트 장학금(Kate Seabright Scholarship)의 후원 주체로 폭스 로스차일드(Fox Rothschild)와 시브라이트 가족이 언급됐다. 


이 장학금은 정신건강 인식 제고, 봉사정신 고양, 법조계 다양성과 포용 확대에 헌신하는 학생을 지원한다는 취지가 현장에서 다시 한 번 강조됐다. 김예진 회장은 협회 연혁을 되짚으며 ‘정(情)’을 공동체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미국에서 성장하며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 모두를 경험했다”며, 한국적 정서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시간이 쌓이며 만들어지는 ‘깊은 유대와 연결’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 커뮤니티가 법률 서비스 접근에서 겪는 언어·문화 장벽을 줄이기 위해 KABA가 시작됐고, 오늘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계속해서 나누고 있는가(share)’, 그리고 ‘우리는 계속해서 돕고 있는가(help)’”라는 취지로 협회의 존재 이유를 환기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협회의 실무 성과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한인생활상담소(KCSC)와 협력한 월례 이민법 클리닉 운영을 통해 실제 시민권 취득(귀화)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자원봉사 변호사들의 참여가 성과의 기반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민 환경 변화로 인한 불안이 커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KCSC 및 워싱턴주 한인 연합체들과 함께 ‘이민 태스크포스(Immigration Task Force)’를 구성하고, 법률 교육 제공과 커뮤니티 안내를 위한 핫라인(Hotline)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네트워크를 넘어 서로가 지지받는 공동체가 되자”는 방향성도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장학금 수여식에서는 KABA 일반 장학금과 케이트 시브라이트 장학금 수혜자들이 무대에 올라 인증서를 받았다.  사회자는 장학금이 단순한 성적 중심 평가가 아니라 봉사·커뮤니티 참여·에세이·면접 등 ‘전인적 평가(holistic evaluation)’로 선발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브라이트 장학금 위원 측은 올해 추가로 1만1,000달러를 확보해 총 2만 6000달러 규모로 장학금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올해의 멘토’상은 제시카 유 변호사에게 돌아갔다. 

유 변호사는 KABA 회장을 역임한 뒤에도 오랜 기간 자문 역할을 지속해 왔고, 후배들에게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어 조언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왔다”는 점이 인정됐다. 


수상 소감에서 유 변호사는 “멘토십이 ‘한 방향의 가르침’이 아니라 ‘모든 단계에서 서로에게 필요하고, 때로는 후배가 더 새로운 관점을 준다’”며, 멘토-멘티 관계를 확장된 공동체 문화로 설명했다. 또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커리어 초기 멘토를 찾아가 대화했던 경험을 들며, “멘토를 찾는 것과 동시에, 누군가의 멘토가 되는 것을 계속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날 행사의 정점은 KABA 창립자이자 초대 회장인 정상기(새뮤얼 정) 판사의 기조연설이었다. 정 판사는 연설에서 KABA가 태동한 1992~1993년의 문제의식과 현장 경험을 비교적 상세히 풀어냈다.  정 판사는 이민 초기 신문을 꼼꼼히 읽고, 특히 한인 사회의 ‘법률 섹션 광고’에 눈길이 갔던 개인적 경험을 언급한 뒤, 당시 커뮤니티가 법률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워 “비전문가에게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정 판사는 KABA의 출발점으로 1992년의 첫 무료 법률 클리닉을 거론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우리가 가진 것은 법을 다루는 능력과 언어, 그리고 나눠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자원봉사 변호사들이 주말 시간을 쪼개 커뮤니티 현장으로 나섰던 분위기를 전했다. 


이후 활동이 알려지면서 더 많은 자원봉사 변호사가 필요해졌고, 여러 경로로 참여가 확대되면서 1993년 조직이 정식으로 자리 잡아갔다고 덧붙였다. 정 판사는 KABA가 초기에 추진했던 실무 과제도 소개했다. 킹카운티의 주요 법률 문서를 한국어로 번역해 배포해 “사람들이 내용 자체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 첫 단계였다고 말했고, 또한 보험 사기·피해 문제 등과 관련해 커뮤니티를 보호하기 위한 공적 논의에 참여했던 경험도 언급했다. 


한인사회가 언어 장벽 때문에 제도권 접근에서 밀려나기 쉬웠고, 그 공백을 줄이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었다는 설명이다. 연설 후반부에서 정 판사는 프로보노와 공익 활동의 의미를 ‘봉사’ 이상의 가치로 확장해 제시했다. 그는 사람들이 직업에서 단지 ‘만족’이 아니라 ‘깊은 성취감(fulfilment)’을 원한다는 연구를 접했던 경험을 언급하면서, 결국 공익 활동이 자신에게도 “삶의 균형과 의미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판사로서 사람들의 삶과 결정적 순간을 마주하는 자리에서 느끼는 책임감을 언급하며, 후배 법조인들에게도 “공익과 공동체 참여를 커리어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에 놓아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 말미에는 브라이언 로 신임 회장이 공식적으로 취임 인사를 했다. 


로 회장은 전임 회장단과 이사회, 후원자,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앞으로의 방향으로 “구성원이 지지받는 공동체”, “정신건강과 웰빙”, “세대 간 연결과 멘토십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법조계가 때로 스트레스가 크고 고립감을 느끼기 쉬운 환경인 만큼, 협회가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서로를 돌보는 안전한 공간이 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이번 만찬은 KABA의 장학·공익 활동이 ‘협회’ 단위에서 ‘재단’과 함께 보다 체계적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준 자리이기도 했다. 법률 서비스가 필요한 커뮤니티와 차세대 법조인을 동시에 돕는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선언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KABA-WA가 지역 한인사회뿐 아니라 주류 법조계와의 협력 속에서 어떤 공익 모델을 구체화할지 관심이 모인다.

<미디어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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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기 판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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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유 변호사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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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로 신임 회장이 취임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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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BA 장학생과 케이트 시브라이트 장학생들이 장학증서를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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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심포니 소속 첼리스트 에릭 한과 동료 연주자 미카 콴-돌로렌조, 캐서린 오티스가 특별 공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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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5 ‘Facing Race’ 리포터 샤론 유가 진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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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석한 시애틀 한인회 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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