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과 K-팝의 만남, 시애틀을 사로잡다“
지난 16일 벨뷰 메이든바우어 센터서 열린 '전통을 입은 K-POP' 공연, '대성황'
2세부터 88세까지 400여 관객 하나 된 감동의 무대..."전율 느꼈다" 호평 이어져
"60대 이후가 이해할 수 없었던 케이팝, 미국 사는 10대가 자주 접하지 못했던 케이 전통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지난 16일 벨뷰 메이든바우어 센터에서 열린 '전통을 입은 K-POP' 공연을 본 한 관객의 감상평이다. 이날 공연은 세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미국 K-POP협회 산하 공연팀 VDC(Victorious Dance Company)가 시애틀총영사관의 후원으로 개최한 이번 공연은 400석 규모의 객석을 가득 메웠다. 늦게 도착한 일부 관객들은 자리에 앉지 못해 서서 공연을 관람해야 했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그만큼 무대는 매력적이었고,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였다. '전통·전환·변환'(Tradition, Transition, Transformation)이라는 부제 아래,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단원들이 한복과 조선시대 궁중 악사들의 홍주의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전통 북, 가야금, 바이올린 등 동서양의 악기 선율과 K-팝 댄스가 어우러진 무대는 1시간 30분 동안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스트레이키즈 무대 전 멤버인 클레어 강이 외친 백범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 독백은 공연의 백미였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라는 구절을 통해 K-팝과 한국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접목시킨 것이다. 이는 단순한 춤과 노래를 넘어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고민한 흔적이었다.
심갑섭 서북미 문인협회 이사장은 "정부 차원에서 십여 년간 전 세계에서 한복, 음식, 공연 등을 통해 대한민국 브랜드를 알리려 노력해왔고, 이제 민간 차원의 진입이 수월해졌다"며 "K-팝 댄스는 주류 사회와 문화 속 틈새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필재 '한인의 날' 축제재단 대회장은 "'전통을 입은 K-POP'이라는 테마가 독창적이고 매력적"이라며 "춤과 노래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정체성과 성장 이야기를 포함한 대표적인 공연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80대의 한국어 교육자 설자 워닉은 "전통을 입은 케이팝의 놀라운 에너지를 처음 경험했다"며 "한국어와 함께 케이팝이 미국의 중·고등학교에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관객들 역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며 찬사를 보냈다.
이날의 성공은 김솔(엘리나 솔 김) 디렉터의 공이 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해금을 익혔고, 걸그룹 '모모랜드' 매니저 경험도 있다. 현재는 레전트대학에서 조직리더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공연 말미에 단원들과 함께 H.O.T.의 '빛'을 부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공연에는 미주한인회 서북미연합회, 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페더럴웨이 청소년오케스트라 심포니 등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VDC는 시애틀 지역의 K-팝 확산에 기여한 박경호 문화담당 영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의미를 더했다.
라디오한국 최에녹 PD의 사회로 진행된 공연은 발레를 시작으로 14개의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40여 명의 단원 중 절반가량이 비한국계 청소년이라는 점은 K-팝의 글로벌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America K-pop Association(VDC)이 내년 한국의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 교수와의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김솔 디렉터와 그의 대학 은사인 김덕수 교수와의 인연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통을 입은 K-POP'이 시리즈물로 발전할 전망이다. 2021년 창단 이후 꾸준히 성장해온 VDC는 이번 공연과 앞으로의 기획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한류 콘텐츠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시애틀코리안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