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총영사관과 KSC, 지난 25일 중소벤처기업 지원 세미나 개최
“영주권자도 예외 아니다”
이진규 변호사, “추방 우선순위 사라지고 합법 체류자까지 영향권”
트럼프 행정부 2기의 이민 정책 기조가 속속 현실화되면서, 영주권자와 유학생, 서류 미비자 등 모든 체류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은 “이제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며 특히 이민자 채용 기업과 방문자, 합법 체류자들 모두가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진규 변호사(이민 전문)는 지난 25일 시애틀 총영사관과 KSC 주최로 열린 '중소벤처기업 지원 세미나' 초청 강연에서 “이전보다 더 강력한 집행 중심의 이민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과거 추방 우선순위 개념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이민 정책의 변화가 단순히 불법 체류자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영주권자, 유학생, 심지어 고용주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ICE(이민세관단속국)의 활동 강화, I-9 고용서류 감사 확대, 휴대폰 검색을 통한 입국 심사 강화 등을 꼽았다. 특히 I-9 서류 감사와 관련해 “영장이 없이도 고용 서류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위반 시 벌금이나 형사 처벌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변호사는 최근 콜롬비아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비자가 취소되거나 추방 절차에 들어간 학생들의 사례를 소개하며 “단순 체포 사실만으로도 비자 취소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에는 이민 판사 앞에서 망명, 보호 비자 등의 절차를 통해 방어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주요 방어 수단들이 대폭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팔레스타인계 영주권자가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한 뒤 '테러리즘 지지' 혐의로 추방 재판을 받는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단순한 정치적 견해 표명조차도 추방 사유로 간주되는 등 표현의 자유도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이런 일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적용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고 했다.
영주권자의 해외 장기 체류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일부 사례에서는 해외 체류 후 입국 과정에서 영주권 포기 서류(i-407)에 서명하도록 종용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6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한 경우, 재입국 허가서 없이 입국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는 “실제 의도와 무관하게 영주권을 자의로 포기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과 관련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이민자를 채용하는 모든 고용주는 직원 채용 시 I-9 서류를 작성하고, 신분증이나 고용 허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최근 ICE의 I-9 감사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적발될 경우 벌금이나 형사처벌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고용주들이 흔히 오해하는 부분은 소셜 시큐리티 카드만 있으면 고용이 가능하다’는 인식이다. 그는 “조건부 표시가 있는 카드만으로는 노동허가가 있음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노동허가를 증명하는 추가의 서류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에 사업적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의 경우, E-2 또는 L-1 비자 선택 시 고용 규모와 조직 구조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내 고용 규모, 조직의 복잡성, 투자 금액이 비자 승인에 결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사업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려는 기업 관계자들에게도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에스타(ESTA)를 통해 입국 후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는 규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에는 정식 B1 비자를 취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변호사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공공부조(Public charge)’ 제한이 다시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며 “현행 제도는 메디케이드 수혜 등을 이유로 영주권을 거절하지 않지만, 향후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진규 변호사는 “이민 정책 변화는 단순한 절차 강화가 아닌, 미국 내 모든 이민자와 고용주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주는 정책 전환”이라며, “법적 대응을 위해 이민 전문 변호사와 긴밀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사 및 사진=시애틀코리안데일리 김승규 기자>
중소벤처기업 지원 세미나에서 이진규 변호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