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망각하고 착각할 것인가, 기억할 것인가?
2020년(10월) 방탄소년단 BTS가 한국과 미국의 우호 증진에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주는 벤플리트 상을 받았다. 처음에 BTS는 이 상이 무엇인지를 몰랐다. 그래서 알아봤더니, 올해로 75년이 되는 6.25 한국전쟁에 미군 최고사령관 벤플리트 장군이 만든 상이었는데, 그의 아들 벤플리트 주니어도 공군 요원으로 함께 6.25 전쟁에 참전해 작전 비행 중에 그만 북한군에 의해 요격된 비행기가 추락되었다. 행방이 불분명한 그를 수색하자는 부하들의 조언을 벤플리트 장군은 “내 아들을 찾겠다고 많은 군인들을 더 희생시킬 수 없다”고 눈물을 머금고 만류했다고 한다.
그런데 죽은 줄로만 알았던 22세의 그의 아들 주니어 벤플리트가 그때 죽었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죽지 않고 북한군의 포로가 되어서 중국에 인계되었고, 나중에 소련군에까지 최종 넘겨져서 시베리아의 군락 포로 수용소에 있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2020년 방탄소년단이 벤플리트 상을 수상하기 한 달 전 그의 조카 조셉 맥크리스천(미국 LA 거주)에 의해 발표되었다.
안타까운 사실은 벤플리트 장군은 1996년 100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전까지도 자신의 아들이 평양 인근 산야에 묻혀 있는 줄로 알았다는 것이고, 그 아들이 묻혀 있는 땅, 한국이 어서 통일되어 그의 시신이라도 찾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벤플리트 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BTS가 이 상을 받으면서 “우리는 한국을 지키기 위하여 소중한 미국의 젊은이들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라는 소감을 발표하자, 중국의 방탄소년단 팬들이 그 방탄소년단을 비방하고 탈퇴하는 소동이 있었다고 한다. 그들은 중국이 한반도를 침범한 미군을 물리치고자 조선을 도와주었다는 식의 역사 왜곡으로 중국 젊은이들을 착각 속에 빠뜨렸다. 사상의 자유가 없고, 특별히 기독교에 대한 반대적인 사상을 가진 중국은 철저하게 역사적 사실과 진실을 망각시켰다. 그런데, 나중에 중국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왜곡된 역사를 잘못 알았다고 반성하는 참교육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3만 4천 명의 젊은 미국 청년들이 한국의 지금의 번영과 자유를 지켜주었다는 75년 전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하는데, 정작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망각한 채로 살고 있는 현실이 두렵다. 160년 전 토마스 선교사가 대동강에 도착해 성경을 나누다 순교한 역사를, 북은 김일성의 증조부 김응우가 화선으로 조선을 쳐들어온 제국주의 상징인 제너럴 셔먼호를 태워버렸다고 알고 있고, 87년 전 장로교단 총회장 23명(목사와 장로 총대)이 평양 신사 앞에 절을 한 범죄를 한국교회는 한경직 목사 등 몇 번의 소수의 회개로 망각하고, ‘회개의 합당한 열매가 있을 때(완전 복음 통일)까지 회개는 계속해야 함에도 이미 죄 씻음 받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음은 참으로 통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일찍이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하고 홍해를 건너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들에게 베푼 이 역사적인 기적과 사실을 부지런히 가르치고 전하고 기억하라”고 했고, 또 죄를 기억하고 반복해서 회개하라고 말씀하셨다. 젊은이들, 특별히 어린 세대와 다음 세대들은 부모로부터 나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기억하고 실천할 때 힘이 생기고, 가족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게 되며, 그 사랑을 근본적으로 주신 하나님을 사랑할 힘이 생긴다.
역사의 정확한 기억, 더 분명하게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역사에 어떻게 개입하시고 인도하셨는지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또 분별하는 것이 나라 사랑의 힘이다. 그 역사를 아는 자들을 미래가 기억할 것이다. 신채호는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고, 성경은 “너희가 옛날 애굽 땅에서 종살이했던 것을 기억하고 잊어버리지 말라”(신 15:15)고 신신당부했다. 역사는 과거를 잊어버리면 현재와 미래의 역사는 힘을 얻지 못하고 더 이상 존재하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