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코랄, 가을밤 감동으로 수놓아
지난 5일 페더럴웨이 퍼포밍아츠&이벤트 센터서 ‘2025 정기연주회’ 개최
주시애틀총영사관 등이 후원한 가운데 광복 80주년 기념해 열려 의미 더해
워싱턴 코랄(Washington Choral)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가을밤을 감동으로 수놓는 정기연주회를 선보였다. 지난 5일 페더럴웨이 퍼포밍아츠&이벤트 센터(Federal Way Performing Arts & Event Center)에서 열린 이번 ‘2025 워싱턴 코랄 정기연주회’는 한국의 역사와 가을 정취,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진 뜻깊은 무대로 꾸며졌다.
지휘자 김유승씨와 반주자 그레이스 리씨의 지휘 아래 단원들은 오랜 시간 정성껏 준비한 무대를 통해 한인 동포와 지역사회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
공연은 베토벤의 ‘하나님의 영광’으로 시작해 ‘물위를 걷는 자’, ‘항해자’, 포레의 ‘Agnus Dei’, 솔로 이정아씨가 부른 ‘그 누가 문을 두드려’와 ‘풀무 불 속으로’ 등으로 1부를 마무리했다.
2부에서는 테너 서문성씨와 소프라노 케이시 힐씨가 D. Foster의 ‘The Prayer’를 앤지 스완씨의 피아노 반주와 함께 선보이며 무대를 아름답게 수놓았다. 이어 김효근씨의 ‘첫사랑’과 바이올리니스트 신재인씨의 ‘Czardas’가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고, 바리톤 이성주씨의 ‘산아’가 깊은 여운을 남겼다.
3부에서는 지휘자 김유승씨가 직접 선곡 배경을 설명하며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그는 “가을이라는 계절과 한국의 역사, 그리고 광복 80주년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아 곡을 선정했다”며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Va Pensiero’는 2000년 전 유대 민족의 포로 생활을 표현한 곡으로, 일제강점기를 겪은 한국의 아픔과 겹쳐지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못 잊어’는 빼앗긴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상징적으로 담아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전했으며, ‘강 건너 봄이 오듯’은 혹독한 시련 끝에 반드시 따뜻한 봄이 찾아온다는 희망을 노래했다. ‘비목’은 전쟁의 상흔과 분단의 현실을, ‘그리운 금강산’은 고향을 그리는 동포들의 애절한 마음을 담아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마지막 곡 ‘상록수’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유승 지휘자는 인사말을 통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단원들과 지역사회의 헌신과 격려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특히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뜻깊은 음악회를 열게 되어 더욱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주시애틀총영사관 구광일 영사는 축사에서 “문화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이번 공연이 역사적인 광복 80주년의 의미와 우리 공동체의 자긍심을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현재 추석 연휴가 시작된 시기인데, 고국의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동포들에게 이 공연이 따뜻한 한가위의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주시애틀총영사관, 광복회, 한인의 날 재단, 광역시애틀한인회, 페더럴웨이 한인회,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스타벅스, SHK Group PLLC, J&J 세무회계법인 로펌, Olympus Spa, 신시스, Eroom INC, Hometown Restaurant, Asahi Sushi, KBS-WA,
시애틀코리안데일리, 미디어한국, KOAM-TV, 조이시애틀, 한국일보, 시애틀N, 시애틀늘푸른연대, 시애틀진보연대, 김성훈, 민영기, 조승주, 조기유, 황규호, 유호승, Jean Orr 등 한인 단체와 지역 기업들의 후원으로 진행돼 공동체의 폭넓은 협력을 보여줬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무대가 끝날 때마다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으며, 마지막곡 ‘할렐루야’를 함께 부르며 음악을 통해 하나 된 공동체의 따뜻한 정서를 나누었다.
박재영 기자
워싱턴 코랄이 오프닝 무대로 베토벤의 ‘하나님의 영광’을 부르고 있다.
워싱턴 코랄이 마지막곡으로 ‘상록수’를 부르고 있다.
테너 서문성씨와 소프라노 케이시 힐씨가 D. Foster의 ‘The Prayer’를 부르고 있다.
워싱턴 코랄 여성단원들이 ‘첫사랑’을 부르고 있다.
신재인씨가 ‘Czards’를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고 있다.
바리톤 이성주씨가 ‘산아’를 부르고 있다.
김유승 지휘자가 선곡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주시애틀총영사관 구광일 영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음악회를 후원한 워싱턴주 한인의 날 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