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C, 4일 APCC 센터서 추석 페스티벌 개최…한·미 국가 제창으로 막 올려


APCC, 4일 APCC 센터서 추석 페스티벌 개최…한·미 국가 제창으로 막 올려

“진도북춤·지전춤부터 K팝 댄스까지 풍성했다”

제3회 영어 시조 시상식도 함께 진행해…학생부 8명 수상, 유제이든 1등 수상


47개국의 문화를 대표하는 비영리단체 아시아태평양문화센터(APCC, 이사장 서인석)가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추석 페스티벌을 지난 4일 타코마 APCC 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사회자 대니 유(뱅크오브호프 타코마 지점장)의 진행으로 한국과 미국 국가 제창으로 막을 올렸다. 


대니 유는 "추석은 한국의 추수감사절(Korean Thanksgiving)이자 가족과 감사, 그리고 축하의 시간"이라며 "오늘 우리는 한 공동체로서 모여 한국 문화를 모든 이들과 나누고 추석을 함께 축하한다"고 말했다.

루아 (APCC 사무총장)는 환영사에서 "APCC는 워싱턴주 전역에서 아시아·태평양 47개국을 대표하고 봉사하며 한국을 소개하고 있다"며 "오늘은 타코마의 코리아 데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미조 시애틀 총영사관 부총영사가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박 부총영사는 "서인석 이사장의 헌신과 비전 덕분에 APCC는 47개 커뮤니티가 다양성·포용·존중의 정신으로 함께하는 장소가 됐다"며 "최근 몇 년간 K-드라마에서 K-음악, 한국 요리에 이르기까까지 K-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전통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통해 우리는 다양한 문화가 상호작용하고 보완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비옥한 토양을 만들 수 있다"며 "문화적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우리는 양국 간의 파트너십도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메릴린 스트릭랜드 연방 하원의원(워싱턴주 제10선거구)도 참석해 "추석을 9년째 축하할 수 있는 이유는 서인석 이사장 덕분"이라며 "저는 그녀를 아시아태평양문화센터의 대모(godmother)라고 부른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인들과 한국인은 우리 문화와 사회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며 모든 분야를 대표한다"며 "추석은 가족의 시간이자 조상을 기리는 시간이며 문화적 자긍심을 보여주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2026년과 2028년 선거에서 한인 사회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제3회 영어 시조(English Sijo) 공모전 시상식이었다. 영어 시조는 한국 전통 시 형식인 시조를 영어로 표현하는 실험적 문학 장르로, 최근 BTS와 블랙핑크 등 K-콘텐츠의 세계적 열풍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시상식을 주관한 김성교 선생은 "영어 시조는 한국 전통 시조 형식을 영어권 세계에 소개하려는 시도로 시작됐다"며 "최근에야 미국에서 영어로 창작하는 온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어 시조는 한국 전통 시조의 형식과 정신을 보존하면서도 영어로 남아있는 실험적 문학 형식"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총 129편의 작품이 접수돼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수를 기록했다. 김 선생은 "이는 기대를 뛰어넘는 것이며 이 장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BTS, 블랙핑크, 최근 넷플릭스의 K-콘텐츠와 K-팝 등 한류의 물결을 타고 영어 시조는 더욱 광범위한 세계적 확산을 앞두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 중 11편의 우수작이 선정됐으며, 학생부 8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 선생은 "118편의 나머지 작품들도 강한 잠재력을 보여주었고, 특히 많은 선정작들이 '마지막 행의 힘(power of the final line)'에서 탁월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학생부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1등상은 제이든 유, 2등상은 조슈아 송, 3등상은 파타포잭슨과 존에릭이 공동 수상했다. 가작으로는 장사라, 김조이, 투타티아나, 은바이가 선정됐다.


1등 수상자인 유제이든은 무대에서 자신의 작품 "Life's legs down"을 직접 낭독해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시상식은 서인석 이사장, 박미조 부총영사와 김성교 선생이 함께 상장을 수여하며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한국 전통 공연예술의 정수를 선보이는 무대로 꾸며졌다. 공연은 '사운즈 오브 코리아(Sounds of Korea)'의 난타로 시작됐다. 난타는 한국 전통 타악기의 리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오후 공연은 오카리나와 가야금 연주, 민요로 문을 열었다. 황유내, 신보미, 홍남자, 김연숙, 심가연이 함께 선보인 민요는 '아리랑 변주곡', '아름다운 것들', '옹헤야', 'Beautiful Country(아름다운 나라)'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가야금과 오카리나의 조화는 한국 전통 선율의 깊은 정서를 서양 악기와 결합해 동서양의 음악적 만남을 보여주었다. 이는 소릿결(Sounds of Korea) 팀의 연주로, 한국 민요가 가진 한(恨)과 흥(興)의 이중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무대였다.


진엄의 태평무(태평성대의 춤, Peace Dance)는 조선시대 궁중 정재의 하나로,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화려한 의상과 절제된 동작 속에 담긴 품격은 한국 춤의 정중동(靜中動) 미학을 잘 보여주었다. 이숙영의 판소리와 민요는 강은영 예인이 고수를 맡았다. 판소리는 한 명의 소리꾼이 고수의 북장단에 맞춰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내는 한국 전통 서사 음악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예술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한국에서 방미한 이숙영은 판소리 특유의 구성진 목소리와 애절한 정서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가야금 산조는 장명자, 전희윤, 진엄이 고경아의 장단에 맞춰 진해됐다. 산조는 즉흥 연주 형식의 기악 독주곡으로, 진양조에서 시작해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로 점차 빨라지며 고조되는 구조를 가진다. 가야금의 섬세한 현 조작과 농현(줄을 눌러 떨림을 만드는 기법)은 한국 음악 특유의 '시김새'를 표현하며, 연주자의 감정과 기량이 오롯이 드러나는 고난도 레퍼토리다.


임예은의 화선무는  선이 그리는 곡선과 직선의 조화가 공간에 역동적인 선을 그어낸다. 화선무는 한국 춤의 호흡과 선의 미학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 작품이다. 오카리나 독주로는 'Cotton fields', 'The sound of Silence', 'You are my sunshine' 등 팝송이 연주됐다. 한국 전통 악기 중심의 공연 사이에 배치된 오카리나 연주는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제공하며 관객들에게 친숙함을 선사했다.


행사의 백미는 강은영 명인의 지전춤과 진도북춤이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이수자이자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강은영은 '무가향 몸짓'의 대표로, (사)박병천류 진도북춤보존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강은영의 지전춤은 호남권 씻김굿에서 무녀가 백색 종이인 지전(紙錢)을 들고 추는 핵심 무무(巫舞)다. 


지전은 망자의 저승길 노잣돈을 상징하며, 무녀는 이를 들고 춤을 추며 망자의 한을 풀어 정화(洗靈)와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지전춤은 제자리에서 추는 동작이 많으며, 지전이 공간에 그리는 원형, 나선형, 태극형의 궤적은 정화의 선을 시각화한다. 백색 위주의 복식과 곡선형 사위는 비애와 위무(慰撫)의 정서를 담아내며, 진양조에서 자진모리로 이어지는 장단의 변화는 감정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해원(解冤)의 과정을 표현한다.


강은영의 진도북춤은 박병천류로, 허리에 북을 메고 양손 북채로 추는 춤이다. 진도 들노래와 두레굿의 풍물가락에서 북만 독립해 무용화된 이 춤은, 다른 지역의 설장구와 달리 북을 장구처럼 다루는 잔가락이 발달했다. 굿거리, 자진모리, 동살풀이로 이어지는 화려한 북장단과 직선미·곡선미의 조화가 특징이다. 정박과 엇박의 연결로 질감 변화를 주고, 북을 멘 몸통에서 흐르는 선과 사지의 입체적 조형미, 전방 지향과 양 앞사선 활용의 무대 적합성이 돋보인다. 정중동과 동중정의 원리를 체현하며, 반복 구조로 신명을 공유하는 양식화가 핵심이다.


강은영의 공연에는 임예은, 진엄, 김엘리나가 함께했다. 강은영이 이끄는 '무가향 몸짓'은 무(舞)·가(歌)·향(香/響)이 어우러진 뜻으로, 춤과 노래, 향과 울림의 결합을 표방하는 전통춤 단체다. 남도 민속예술 기반의 가·무·악을 연구하고 무대화하는 이들의 공연은 씻김 서사를 무대용 구성으로 엮는 큐레이션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통 공연에 이어 현대적 공연도 펼쳐졌다. 

VDC(댄스팀)의 K팝 댄스는 젊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으로 대표되는 K팝은 이제 전 세계적 문화 현상이 되었으며, 이날 공연은 한국 대중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모두가 함께하는 강강술래는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강강술래는 원래 추석 보름달 아래서 여성들이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노래하고 춤추던 민속놀이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참가자 모두가 손을 맞잡고 원을 그리며 "강강술래" 후렴을 외치는 동안, 행사장은 하나 된 공동체의 흥과 신명으로 가득 찼다.


마지막으로 각종 체험 부스를 방문하는 'Hands-on Booth' 시간이 마련됐다. 행사장에는 한국 전통 음식 시식 및 판매, 연꽃 종이꽃 만들기, 한복 착용 체험, 한국 전통 악기 체험, 서예 수업 등 다양한 체험 부스가 운영됐다. 특히 송편 만들기와 시식 코너는 추석의 대표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며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했다.


APCC 관계자는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추석 페스티벌은 타코마 지역에서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며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이거나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돼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APCC 행사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통 공연과 현대 공연, 체험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이번 축제는 한국 문화의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보여주는 장이었다"며 "특히 강은영 명인의 지전춤과 진도북춤은 한국 전통 공연예술의 진수를 보여준 무대였고, 영어 시조상 시상식은 한국 문학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가능성을 확인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는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관을 비롯한 여러 단체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시애틀코리안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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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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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총영사관 박미조 부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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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APCC 서인석 이사장, 메릴린 스트릭랜드 연방하원의원, 시애틀 총영사관 박미조 부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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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 스트릭랜드 연방하원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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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시조 대회 수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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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시조 대회 1증상 수상자 제이든 유가 자신의 작품 "Life's legs down"을 직접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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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영 예인의 판소리와 민요 공연, 고수 강은영 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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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예은의 화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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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 예인의 지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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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 예인의 지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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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 예인의 진도북춤에는 임예은, 진엄, 김엘리나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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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DC(댄스팀)의 K팝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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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함께 강강술래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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