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한인 200여명 한자리에…워싱턴주 한인의 날 리셉션 성황
김성훈 이사장, "122년 한인 이민 역사, 자긍심으로 이어져"
주지사 선언문, 주류 선출직 대거 참석…한인사회 위상 실감
광복 80주년과 미주 한인 이민 122주년을 기념하는 '나래 2025' 행사가 10월 30일 저녁 시애틀 베나로야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광역시애틀한인회,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과 샛별문화원이 함께 주최한 이날 행사는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된 VIP 리셉션을 시작으로 광복 80년 역사를 담은 사진 전시회, 그리고 저녁 7시 30분 본 공연으로 이어지는 3부 구성으로 진행됐다.
◈ "한인 정체성 후세에 전달하는 것이 우리 사명"
이승영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VIP 리셉션에는 주류사회 및 한인사회 지도자 2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김성훈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인의 날은 단순히 122년 전 첫 한인 이민자들이 미국 땅을 밟은 그 순간만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122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져 온 모든 한인 이민자들, 그리고 오늘도 미국 전역에서 자신의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는 모든 분들을 기리는 것"이라고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시작이 있었기에 의미 있는 이어짐이 있다"며 "초기 개척자들부터 오늘날 한인 그리고 해외 동포까지, 한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슴에 품고 일상에서 최선을 다한 모든 분들이 이 축하의 주인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 재단의 존재 이유는 이러한 유산을 보존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며, 우리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후세에 전달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일 년 365일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리셉션은 태미 리 메조 소프라노의 미국 국가 독창으로 시작됐다. 이어 한국에서 특별히 초청된 성악가가 애국가를 제창하며 광복 80주년과 한미 동맹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수잔 '나래 2025' 대회장은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은 122년 전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초기 이민자들 덕분"이라며 "그분들의 헌신으로 오늘 우리 공동체가 존재하고, 그 정신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 주류사회 지도자들, 한인사회 기여 높이 평가
리사 웰먼 워싱턴주 상원의원은 축사를 통해 "어린 시절 사촌 루스의 남편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기억으로 처음 한국을 알게 됐다"며 "워싱턴주에 와서 서은지 총영사를 만나면서 한식 요리 강습, 젊은 한인 음악가들의 공연 등을 통해 한국 문화를 깊이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웰먼 의원은 "한인들은 워싱턴주의 독특한 문화를 이루는 일부분으로서 너무나 많은 것을 기여해왔다"며 "뉴욕 출신으로서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워싱턴에서 경험하는 아름다운 한국 문화는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은 "여러 단체가 공동으로 행사를 치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렇게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돼 축하한다"며 "특히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것은 북한 출신 부모를 둔 우리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류 의원은 또 "폴 신 전 의원이 워싱턴주 한인의 날을 공식 기념일로 제정한 것에 감사하며, 비록 매년 개회 첫 주의 바쁜 시기이지만 한인 단체들의 올림피아 방문을 언제나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서은지 시애틀 총영사는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고, 박미조 부총영사가 대신 축사를 전했다.
박 부총영사는 "광복 80주년이라는 이정표는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길고 어려운 여정뿐 아니라, 수십 년간 미국과 한국 모두에 기여해온 한인들의 특별한 공헌을 상기시킨다"며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과 자원봉사자, 그리고 이 행사를 위해 헌신한 모든 한인 공동체 구성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테리 웨스트홉 워싱턴주 보훈처 CFO는 특별 축사를 통해 개인적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40년 전 19세 중서부 소년으로 한국에 주둔하게 됐을 때 한국을 지도에서 찾을 수도 없었지만, 그곳에서 만난 한국인들과 문화에 마음을 빼앗겼다"며 "그곳에서 만난 한국 여성과 결혼해 38년이 지난 지금도 인생의 사랑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웨스트홉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한국에서 목격하며 강력한 경제·정치 대국으로 성장할 조짐을 느꼈지만, K-팝, K-드라마, K-푸드가 이렇게 국제적 센세이션이 될 줄은 몰랐다"며 "과거 '은둔의 왕국'으로 알려졌던 한국이 이제 전 세계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은 이날 지난 3년간 시애틀 총영사로 재임하며 한인 동포사회 발전과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해 헌신한 서은지 총영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박미조 부총영사가 대리 수령했다. 밥 퍼거슨 워싱턴주지사는 선언문을 통해 "2026년 1월 13일을 워싱턴주 한인의 날로 선포한다"며 "한인들은 워싱턴주의 아름다운 다양성, 역사, 문화의 필수적인 부분이며, 공직, 사업, 사회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셀 수 없는 기여를 해왔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또 "워싱턴주는 한국과 2024년 97억 달러 이상의 교역을 기록한 네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며, 청정 기술, 청정 수소, 녹색 해운, 무역, 혁신 분야에서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도 선언문을 통해 "11월 24일을 광복 80주년 기념일로 선포한다"며 "이 이정표들은 한국 민족의 회복력, 시애틀 한인사회의 활기, 그리고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공유 가치를 기리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밝혔다.
이날 리셉션에는 케이티 윌슨 시애틀 시장 당선자, 리사 매니언 킹카운티 검사, 새뮤얼 창 킹카운티 상급법원 판사, 마리 펄렛·오스만 사룬틴 워싱턴주 하원의원 등 20여 명의 선출직 공직자들이 참석해 한인사회와의 연대를 과시했다. 리셉션과 함께 베나로야홀 2층에서는 김원준 '나래 2025' 준비위원장이 기획한 '한강의 기적' 특별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출신 작가이기도 한 김 위원장은 광역시애틀한인회장으로서 이번 행사를 총괄 지휘하며 의미 있는 전시를 선보였다.
전시회는 분단의 상징인 DMZ와 판문점에서 시작해,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산업화 초기의 눈부신 발전상, 현대 서울의 화려한 모습, 그리고 전 세계를 사로잡은 K-팝과 K-컬처에 이르기까지 광복 이후 80년간 대한민국이 걸어온 여정을 80여 점의 작품으로 담아냈다. 폐허에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한국 근현대사의 압축 성장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이 전시는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과 자긍심을 안겨주었다.
리셉션 마지막에는 태미 리 메조 소프라노가 '그리운 금강산'을 열창해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리셉션을 마친 참석자들은 저녁 7시 30분부터 2,500석 규모의 베나로야홀 본 공연장에서 펼쳐진 '나래' 공연을 관람했다. 이번 공연 티켓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은 오는 2026년 1월 13일 오전 11시 주 시애틀 총영사관에서 한인의 날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시애틀코리안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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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잔 '나래 2025' 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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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왼쪽)과 김옥순 타코마한인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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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웨스트홉 워싱턴주 보훈처 CFO가 축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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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한인의 날 축제재단은 서은지 총영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사진은 박미조 부총영사가 대신 받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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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윌슨 시애틀 시장 당선자(왼쪽에서 4번째)가 한인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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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타코마 한인회 전직 회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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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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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시애틀한인회 김원준 회장(오른쪽)과 박미조 부총영사(왼쪽에서 3번째) 등 한인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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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타코마 한인회 전직 회장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