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부인회, 창립 55주년 맞아 역사 다큐멘터리 제작 본격화
초창기 멤버부터 현 활동까지…역사와 발자취 집대성하는 대형 프로젝트 착수
대한부인회(KWA, 이사장 박명래)가 창립 55주년을 맞아 조직의 역사와 발자취를 집대성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지난 4월 21일 출범한 ‘KWA 다큐멘터리 준비위원회’는 지금까지 8차례의 회의를 통해 다큐멘터리 제작의 전체 구성과 방향을 확정했으며, 제작팀은 자료 조사와 주요 인물 인터뷰 촬영 등 본격적인 제작 작업에 들어갔다.
촬영팀(홍성우 PD, 강병덕 촬영감독)은 최근 대한부인회 초기 멤버 중 한 명인 홍자 화이트(3대 회장)를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1972년 친목 모임으로 출발한 대한부인회의 시작을 생생히 전하며, 당시 미국 사회에서 한인 여성들이 겪었던 “외로움, 아픔, 분노”가 서로를 묶어내고 공동체를 만들게 된 원동력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모임이 훗날 43개국 15만 명 이상에게 도움을 주는 대형 비영리 기관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당시 아무도 없었다.
■ 친목을 넘어 ‘봉사조직’으로… 4대 회장 시절부터 전환점 마련
초창기 대한부인회는 고 김남희 초대 회장, 2대 고 이덕희 회장, 3대 홍자 화이트 회장 등 리더십 아래, 당시 이 지역 천여 명 남짓이던 한인들을 위한 위로와 나눔의 공간으로 자리했다. 이민자들의 삶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고향의 음식을 함께 먹으며 서로를 지탱하는 공동체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4대 리아 암스트롱 회장(1976년)을 필두로 박송자 회장(1978), 설자 워닉 회장(1980), 옥순 윌슨 회장(1983) 등 탁월한 리더십을 지닌 한인 여성들의 등장으로 대한부인회는 단순한 친목을 넘어 본격적인 사회봉사 조직으로 발전했다. 1979년 8월 30일에는 워싱턴주로부터 공식 비영리법인 지위를 획득했으며, 영어교실·시민권 교육·운전면허 교육·도서관·한국학교·무료 급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민자 지원에 앞장섰다. 현재는 간병인 서비스와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포함해 활동 영역을 크게 확장한 상태다.
■ “대한부인회의 역사는 곧 한인 이민의 역사”
박명래 준비위원장은 “대한부인회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외로움과 고통을 끈기와 은근으로 극복했을 뿐 아니라, 같은 어려움을 겪는 후배 이민자들의 친구이자 안내자, 해결사가 되고자 노력했다”며 “그 정신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연이 부위원장은 “많은 원로 회원들이 세상을 떠난 지금, 체계적인 역사 정리가 시급하다”며 “대한부인회의 역사는 한 단체의 역사를 넘어, 이 지역 한인 커뮤니티의 성장사를 기록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2027년 공개 목표… “미래 한인들에게 자긍심이 될 기록물 만들 것”
다큐멘터리는 2026년까지 인물 기록, 자료 조사, 현 활동 촬영 및 편집을 모두 마치고, 대한부인회 창립 55주년이 되는 2027년 봄 공식 공개될 예정이다.
홍성우 프로듀서는 “55년의 활동과 수많은 인물들의 업적을 모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것은 도전적인 작업”이라면서도, “반세기 동안 미국 땅에 뿌리내리며 봉사해 온 한인 여성들의 정신을 영상으로 남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며, 미래 세대에게 큰 자부심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위원회는 박명래(위원장), 이연이(부위원장), 수진 크로우, 신도형, 이화자, 홍성우, 강병덕(KBS-WA 대표)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글 대본은 홍성우 PD가, 영어 대본은 박명래 이사장이 맡고, 나레이션은 라디오한국 박희옥 아나운서가 진행할 예정이다.
촬영팀은 “대한부인회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보유한 지역 주민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으며, 관련 자료는 홍성우 프로듀서(253-878-0785)에게 제공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