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한인여성부동산협회, ‘부동산인의 밤 & 장학금 수여식’ 성료
“33년 의리와 우정이 만든 역사”
지난 14일 사우스센터 더블트리호텔서…3명의 한인 학생에 장학금 전달
워싱턴주 한인여성부동산협회(KWRA, 회장 오미아·이사장 백정선)가 창립 33주년을 맞아 지난 14일 사우스센터 더블트리호텔에서 ‘부동산인의 밤 &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 행사장에는 협회 회원들을 비롯해 지역 한인 단체장과 상공인, 후원 기업 관계자, 가족과 지인들이 대거 참석해 33년 역사를 함께 축하했다.
1부 순서는 이희정 전 회장의 진행으로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에 이어 오미아 회장의 환영사로 문을 열었다. 오 회장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 환경 속에서도 협회를 아끼고 성원해 주신 회원들과 선·후배님들 덕분에 이 자리가 가능했다”며 “올해도 지역사회의 밝은 미래를 이끌어 갈 3명의 우수 학생을 선정해 장학금을 전하게 되어 무엇보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협회는 꾸준한 세미나와 전문 교육으로 한인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힘써 왔다”며 “다가오는 2026년 새해에도 회원 여러분의 사업이 번창하고 가정마다 건강과 평안, 행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백정선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협회의 발자취를 되짚었다.
“1993년 창립 이후 33년 동안 KWRA는 부동산 세미나와 네트워크 구축, 장학 사업을 통해 한인 2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지역사회에 귀한 가치를 보태 왔다”며 “협회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회원 여러분의 헌신과, 변함없이 후원해 주신 후원 이사님들 그리고 동포사회의 따뜻한 성원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백 이사장은 특히 “묵묵히 봉사해 온 역대 회장단과 임원들, 행사 준비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 준 회원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자리가 한 해를 돌아보며 서로에게 감사의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스테파니 페인 킹카운티 5지구 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페인 의원은 “킹카운티 최초의 한인계 카운슬멤버로서 우리 커뮤니티를 대표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며 “최근 남부 킹카운티 지역의 홍수 피해로 많은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카운티와 긴밀히 협력해 주택과 생계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부동산은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가족에게 안정과 기회를 연결해 주는 일”이라며 “주택 가격 상승과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 등 도전에 직면한 지금, 최전선에서 주민과 함께하는 여성 부동산인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공급 확대와 한인 비즈니스 지원, 남부 킹카운티에 필요한 자원이 제대로 배분되도록 협회와 계속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시애틀 총영사관에서도 축사를 전하며, 33년 동안 지역사회와 모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 온 협회의 노고를 치하하고 광복 80주년과 미국 독립 250주년을 앞둔 의미 있는 시기에 한·미 양국 관계와 한인 커뮤니티의 위상이 더욱 강화되길 기원했다.
1부 하이라이트인 장학금 수여식에서는 하미 림(Decatur High School 12학년), 니콜라스 리(Puyallup High School 12학년), 케일럽 최(Auburn Riverside High School 12학년) 등 3명의 학생이 ‘2025년도 KWRA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받았다.
초대회장인 이수잔 고문은 격려사에서 “여성부동산협회는 창립 초기부터 한인 행사장 어디에서나 안내와 접수, 장식과 음식 준비까지 도맡아 왔던 ‘보이지 않는 일꾼’이었다”며 “2000년대 초 UW 한국학 살리기 운동에 큰 금액을 기부한 일은 지금도 협회 역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장면”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33년간 이어온 장학 사업이 차세대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는 협회의 소중한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장학생을 대표해 니콜라스 리군은 영어와 한국어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목회자로 사역해 온 아버지를 따라 미국 원주민 선교지에서 자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을 겪었지만, 믿음과 가족의 사랑이 언제나 큰 힘이 되었다”며 “친구들이 잘못된 길로 갈 때도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KWRA 장학금은 우리 가족에게 큰 격려이며, 앞으로 치과의사가 되어 이웃을 돕고 건강한 삶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무대에는 데니 유 뱅크오브호프 타코마 지점장이 올라 ‘You Raise Me Up’ 등을 열창해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유 지점장은 “6년 전 시애틀에 부임해 처음 참석한 한인 단체 행사가 여성부동산협회였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마음을 다해 협회를 섬기고 있다”며 “장학금 수여식의 의미를 생각하며 오늘의 곡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협회는 또한 창립 이후 매년 ‘부동산인의 밤’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협회를 지켜 온 30년 근속 회원들에게 감사패와 선물을 전달했다.
사회자는 “12월마다 날짜를 맞춰 빠짐없이 참석한다는 것이야말로 의리와 우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특히 정정이 회장님은 매년 500달러씩 33번을 정성껏 내어주신 분”이라고 소개해 장내를 감동으로 물들였다.
2부 순서에서는 만찬과 함께 베스트 드레서 시상, 테이블 대항 노래자랑, 댄스 타임 등 풍성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회원들은 화려한 드레스와 턱시도로 한 해의 스트레스를 털어내며 늦은 밤까지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베스트 드레서에는 고경호, 이현숙, 샘 심, 샌드라 잉글런드, 테리 박씨가 뽑혔다.
행사 막바지에는 2026년 협회를 이끌 새로운 리더십이 소개됐다. 신임 회장에는 쉐리 송씨, 신임 이사장에는 조혜영씨가 선출돼 회원들의 환영 속에 인사에 나섰다.
쉐리 송 신임 회장은 “1993년 부동산 일을 시작하면서 KWRA를 통해 선배 여성 리얼터들을 만나 많은 것을 배웠고, 서로 돕고 격려하며 가족 같은 우정을 쌓아 왔다”며 “앞으로도 이 따뜻한 공동체를 잘 대표하고, 협회가 지역사회에 더 큰 빛과 소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혜영 신임 이사장은 “협회가 33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힘은 여성으로서의 끈끈한 연대, 깊은 배려의 마음, 그리고 전문 부동산인으로서의 책임감”이라며 “이 소중한 전통을 이어 가며 장학 사업과 봉사 활동이 더욱 의미 있게 지속될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의 따뜻한 지지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워싱턴주 한인여성부동산협회는 1993년 창립 이후 전문 교육과 세미나, 윤리 강령 실천, 봉사 활동, 장학 사업 등을 통해 한인 부동산인의 전문성을 높이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다. 올해로 33회를 맞은 ‘부동산인의 밤 & 장학금 수여식’은 그러한 노력이 응축된 자리였다.
행사를 마무리하며 관계자는 “여성부동산협회는 늘 조용히 뒤에서 일하지만, 그 힘은 아주 크다”며 “앞으로도 한인사회와 다음 세대를 위해 변함없이 뛰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단체 기념촬영을 끝으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내년을 기약했다.
박재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