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부인회, 6·25 참전용사 '봄날 오찬' 개최


대한부인회, 6·25 참전용사 '봄날 오찬' 개최

"지난 한 해 다섯 명이 떠났다"...대한부인회, 6·25 참전용사 '봄날 오찬' 개최


3월 27일 에버렛에서 개최…서북미지역 생존 참전용사 12명 포함 35여 명 참석

박명래 이사장·시애틀 총영사관 구광일 영사 축사…대한부인회에 감사패 수여


대한부인회(KWA·이사장 박명래)가 3월 27일 정오 에버렛 V-스타 뷔페에서 서북미 지역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초청한 '봄맞이 합동오찬회'를 개최했다. 대한부인회 후원으로 열린 이 행사는 서북미 6·25 참전 국가유공자회(회장 윤영목)가 주관했으며, 에버렛부터 타코마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흩어져 있는 생존 참전용사 12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행사에는 참전용사와 가족, 대한부인회 이사진, 총영사관 영사, 그리고 언론사 대표 등 35여 명이 참석했다. 윤영목 회장의 사회로 국기에 대한 경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애국가 제창의 순서로 엄숙하게 시작된 행사는 내빈 소개, 축사, 감사패 수여, 선물 증정, 오찬 순으로 진행됐다.


박명래 이사장은 축사에서 전쟁의 진정한 의미를 짚으며 참전용사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전쟁 하면 누가 이겼느냐 졌느냐를 먼저 떠올리지만, 그 시간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헤아릴 수 없는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산다"며 "그 시간을 온몸으로 견뎌내신 분들이 바로 여기 계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부인회의 성장 역사와 현황을 소개했다. "1972년 미군과 결혼한 한인 여성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도우며 대여섯 명으로 시작한 것이 이제 전 지역 16개 사무소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매년 약 2,000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1,900명의 직원이 연간 200만 시간 이상 봉사하고 있다. 연간 운행 거리도 150만 마일에 달한다. 올해 예산은 8,900만 달러 규모다.


박 이사장은 "원로 이사님들의 조건이 20년 이상 삶을 대한부인회에 바치신 분들"이라며 "그분들의 희생이 만들어낸 단체를 후배들이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참전용사들이 지켜낸 대한민국과 원로 이사들이 지켜온 대한부인회를 나란히 비유한 대목에서 참석자들의 큰 박수가 이어졌다.


이날 자리를 빛낸 참전용사들의 면면은 그 자체로 역사였다. 신도형 이사의 소개로 한 명씩 자리에서 일어선 참전용사들은 문희동, 김한규, 정홍석, 길육은, 한학연 옹 등이었으며, 이 중 97세의 이영주 옹이 최고령으로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준회원으로 참전용사회 재무와 교통 지원을 맡고 있는 김영조, 김영철 씨도 자리를 함께했다.


타코마·페더럴웨이 지역 연락을 담당하는 이승래 권사와 전직 회장인 이창구 목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길육은 옹은 최근 보훈청으로부터 무공훈장을 뒤늦게나마 수여받은 것으로 소개됐다.


윤영목 회장은 참전용사들이 에버렛에서 타코마까지 넓게 흩어져 있어 모이기가 매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운전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교통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면 이런 자리가 성사될 수 없다"며 대한부인회의 차량 지원이 없었다면 이번 모임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대한부인회는 참전용사들이 편안하게 참석할 수 있도록 직접 차량으로 모시는 이동 편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윤영목 회장의 답사는 자리를 가장 숙연하게 만든 순서였다. 1944~1945년 만주 여순(旅順)에서 중학교를 다니며 제2차 세계대전을 직접 겪은 그는 "우리 세대는 전쟁을 두 번 겪었다"고 회고했다. 안중근 의사가 처형된 여순 감옥 인근의 여순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미군 B29 폭격기가 만주 제철소를 폭격하러 상공을 지나가던 장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이어 "지난 한 해 동안 이 지역에서만 다섯 명의 참전동지가 세상을 떠났다"며 "이제 우리 남은 자들도 낙엽처럼 하나하나 떨어져 6·25 참전용사회가 사라지겠지만, 우리가 피땀 흘려 나라를 위해 싸운 공로만은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이 이날을 위해 직접 지어 낭독한 시 '그대는 참전유공'의 마지막 구절 "노병은 불사조로 죽어도 살아있고, 그대의 충성심은 영원토록 빛나리"가 행사장에 울려 퍼졌다.


1954년 미국 포병학교 교육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타코마를 잠시 들렀던 당시를 회상한 윤 회장은 "그때는 한국 식당 하나 찾을 수 없었던 타코마가 이제 이렇게 한인 사회가 크게 자랐다"며 감회를 드러냈다.


구광일 주시애틀 총영사관 영사는 "올해 1월 올림피아에서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를 함께 한 데 이어 봄에 이렇게 또 만나 뵙게 돼 기쁘다"며 박명래 이사장의 최근 리더십 유산상 수상을 거듭 축하했다. 또한 올해 보훈 행사 일정을 발표했다. 6월 20일 올림피아 한국전쟁 기념식, 6월 25일 JBLM과 연계한 '6·25와 여성의 기여' 행사, 6월 27일 오리건주 윌슨빌 한국전 참전 기념 행사가 각각 예정돼 있다. 그는 "어려움을 겪으시거나 한국 정부의 보훈 지원이 필요한 분, 또는 기억해 드려야 할 분을 아신다면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감사패 수여였다. 윤영목 회장이 "2003년 참전유공자회 발족 이래 지금까지 사랑과 온정, 헌신적 노력으로 본회 운영과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기에 깊이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감사패를 박명래 이사장에게 직접 전달했다. 대한부인회 임원들도 참전용사 한 분 한 분에게 정성껏 마련한 선물을 손에 들려 드렸다.


이창구 목사의 식사 기도에 앞서 그는 "전 미국에서 워싱턴주 대한부인회만큼 광범위하고 심도 있게, 실질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단체는 없다"며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다"고 말해 참석자 모두의 공감을 얻었다. 따뜻한 봄날, 노병들과 후배 동포들이 함께한 이날 오찬은 전쟁의 기억을 잇고 감사를 나누는 뜻깊은 자리로 마무리됐다.


<기사‧사진=시애틀코리안데일리 김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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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목 회장(왼쪽에서 2번째)이 대한부인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긴 감사패를 박명래 이사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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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들이 식당에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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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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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데므론 이사가 감사선물을 참전용사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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