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판사·가짜 법정까지…이민자 노린 사기 급증


가짜 판사·가짜 법정까지…이민자 노린 사기 급증

가짜 로펌·보석금 사기 확산…전문가들 “SNS 변호사 검색 주의”


미 전역에서 이민자와 가족을 노린 사기가 갈수록 정교해지며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연방 이민 단속 강화 분위기를 악용한 조직적 사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일수록 더욱 냉정한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지난 3월 27일 주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법률 전문가들은 이민자 커뮤니티를 겨냥한 사기 수법이 점점 더 공격적이고 치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실제 변호사 이름을 도용하거나 가짜 로펌을 만들어 접근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화상회의를 통해 이른바 ‘가짜 이민 법정’을 연출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사기범들은 실제 재판처럼 꾸민 온라인 화면에 가짜 판사를 등장시켜 구금된 가족의 보석 석방이 허가된 것처럼 보여준 뒤, 보석금이나 서류 처리 비용 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하고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실제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속아 넘어가기 쉽다는 설명이다.


전 연방거래위원회(FTC) 소비자보호국 소속 변호사였던 모니카 바카는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가족이 갑자기 구금된 상황을 노려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속여 수천 달러에서 수만 달러까지 갈취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이 갑자기 구금되면 정보가 단절되고 극도의 불안 상태에 놓이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고, 그 틈을 사기범들이 파고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률 전문가 케이티 다판 변호사는 “최근에는 변호사 이름을 도용하는 것을 넘어, 보석 석방 명령서와 영수증까지 위조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며 “특히 ‘사건 결과를 보장한다’고 말하는 경우는 대표적인 사기 신호”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민자 사회에서 이 같은 사기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문화적 차이도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멕시코나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변호사보다 공증인(노타리오)이나 이민 대행업체를 통해 각종 법률 절차를 진행하는 관행이 남아 있어, 미국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도움을 찾다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바카 변호사는 “현재 상황에서 누구도 구금된 가족의 석방을 확실히 보장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풀려난다’고 장담한다면 이는 명백한 사기”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이어 “체류 신분 문제로 불안한 상황에 있는 가족이라면, 평소에 은행 계좌 접근 권한을 신뢰할 수 있는 가족과 공유하거나 위임장을 준비해 두고, 믿을 수 있는 이민 전문 변호사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광고를 통한 변호사 섭외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다판 변호사는 “소셜미디어에서 변호사를 찾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유료 광고 역시 사기일 수 있기 때문에, 광고만 보고 연락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가능한 한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다판 변호사는 “은행이나 송금업체, 결제 앱에 즉시 연락해 거래 취소를 요청해야 한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금액을 되찾을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직접 신고하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두려운 경우에는 신뢰할 수 있는 비영리단체나 지역 커뮤니티 기관을 통해 대리 신고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카 변호사는 “사기범들은 처음부터 큰 금액을 요구하지 않고, 착수금·서류비·보석금 등 명목으로 소액 결제를 반복 요구하면서 피해 규모를 키워간다”며 “위기 상황에서는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대비책을 마련해두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민자 가족들이 평소부터 ‘위기 대응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구금 상황 발생 시 누구에게 연락할지,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지, 어떤 변호사나 단체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미리 정리해 두면 위기 상황에서 사기 피해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민자 권리 및 법률 지원 관련 정보는 전국이민법센터(National Immigration Law Center)와 법률지원정의센터(Legal Aid Justice Center)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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