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시애틀 청년 컨퍼런스, 지난 3월 28일 주시애틀총영사관에서 열려


민주평통 시애틀 청년 컨퍼런스, 지난 3월 28일 주시애틀총영사관에서 열려

"K문화·K방산, K미래산업 속 자신의 길 연다"

KBS 드라마 한영미 작가 참석 오징어게임 탄생 비화 공개해 청중 눈길 끌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시애틀협의회(회장 황규호)와 주시애틀대한민국총영사관이 공동 주최한 '차세대 리더를 위한 청년 컨퍼런스'가 3월 28일 주시애틀총영사관에서 열렸다. K방산과 K문화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두 분야의 현장 전문가가 강연자로 나섰으며, 워싱턴주 8선 하원의원 신디 류도 자리해 축사를 전했다. 행사 사회는 민주평통 청년위원 장세민이 맡았다.


황규호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오늘의 만남을 통해 청년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문화적 저력과 첨단산업의 발전상을 깊이 이해하고,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더욱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어 "이러한 작은 배움과 공간이 쌓여 언젠가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큰 흐름으로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은지 총영사를 대신해 박미조 부총영사가 참석해 격려사를 전했다. 박 부총영사는 "K방산과 K문화는 단순한 산업 분야를 넘어 대한민국의 경쟁력과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보여주는 중요한 영역"이라며 "기술과 창의성이 결합된 이 분야에서 여러분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자신의 역할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 준비에 헌신한 이유진 청년분과위원장도 개회사에서 감사 인사를 받았다.


워싱턴주 제32선거구 8선 하원의원 신디 류는 영어로 축사를 진행하며 자신의 이력을 소개했다. 류 의원은 "시의원 선거에 세 번 출마해 한 번만 이겼지만, 동료 의원들이 시장으로 선출해줘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여성 시장이 됐다"고 밝혔다. 이후 주하원에서만 8번 당선돼 현재 16년째 재직 중이며, 현재는 경제개발·재향군인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류 의원은 워싱턴주 최신 현안을 청중과 공유했다. 올 여름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를 합쳐 13경기가 열리는 FIFA 월드컵을 언급하며, 컨퍼런스 이틀 전 서명된 워싱턴 관광진흥법(HB 2325)을 소개했다. 이 법은 16년 만에 관광 마케팅 예산을 실질적으로 복원하며 문화 행사 지원도 포함한다. 또 흑인 커뮤니티의 주거·교육·경제 기회 불평등 해소를 위한 지역사회 재투자 프로그램(HB 2523)이 4년간의 노력 끝에 법제화됐다고 설명했다. 류 의원은 특히 "드론, AI,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연방정부의 주(州) 권한 침해 시도에 맞서 싸우겠다는 뜻도 밝혔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KBS 드라마 작가 한영미는 K문화의 세계적 성공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현장 작가의 눈으로 풀어냈다.

한 작가는 오징어게임의 탄생 비화를 공개해 청중의 눈길을 끌었다. "황동혁 감독이 원래 영화로 만들려고 대본을 갖고 다녔는데 어디서도 투자를 받지 못했다. 넷플릭스가 영화 대신 드라마로 만들라는 조건으로 투자를 결정했고, 감독이 이를 드라마로 늘려 쪼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차별 분량이 45~60분으로 일정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며, "한국에서 규격 안 맞는다고 부정적이었는데 오히려 그 자유로움이 세계를 열광시켰다"고 말했다.


기생충, BTS, 오징어게임으로 이어지는 K문화 연속 성공의 이유로는 한국인 특유의 이야기 능력을 꼽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같은 한국 전통 놀이를 소재로 쓴 게 전 세계에서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이야기가 세계인의 눈에는 완전히 새로웠다"는 설명이다. 이달 초 광화문에서 열린 BTS 공연에 전 세계 팬들이 몰려 교통이 마비됐고, 1~2일 만에 수조 원의 경제 효과가 창출됐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한 작가는 K문화의 역할을 남북 소통과도 연결했다. "북한에서도 우리 드라마를 몰래 본다는 얘기가 들린다. 정치적 소통이 막혀 있어도 이야기는 국경을 넘는다"며 "미국 국적을 가진 해외 동포들이 상대적으로 더 자유롭게 남북 소통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사상은 달라도 정서는 같은 한민족"이라며,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가 통일로 가는 가장 부드러운 길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창작 분야 진로와 관련해서는 "요즘은 유튜브, 쇼츠,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이 있어 누구나 감독이 되고 배우가 될 수 있다"며 "K문화를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세계와 소통하는 창작자가 될 수 있다"고 독려했다.


한영미 작가는 질의응답에서 AI와 창작의 관계에 대한 솔직한 견해도 밝혔다. ChatGPT에 '시원'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고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한 작가는 "자료 조사는 보조 작가가 1주일 걸릴 분량을 10분 안에 해준다. 하지만 대본을 나눠달라고 하면 어디선가 본 듯한, 그럴 듯하지만 흥미롭지 않은 이야기가 나온다.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평했다. AI 영화 제작 경험도 소개했다. "건물 붕괴, 홍수 장면 같은 대형 시각 효과는 뛰어나지만, 배우의 눈물이나 섬세한 감정 표현은 AI가 따라오지 못한다. 인간의 영역은 따로 있다"는 결론이다.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이 K콘텐츠 IP를 독점하는 구조적 문제도 거론됐다. 한 작가는 "넷플릭스는 제작비에 10~20%를 얹어주는 대신 모든 저작권을 가져가는 구조다. 오징어게임 감독도 작품이 세계적으로 히트했지만 정작 큰돈을 벌지 못했다"며 "국내 제작사들이 대안 플랫폼을 만들려 하지만 자본력의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미국에 있는 한인들이 한국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SBS '해피 시스터즈'(120부)와 KBS '우아한 제국'(100부)이 있으며, 현재 새 드라마와 미니시리즈, 공연 작품 등 여러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두 번째 순서로 강단에 선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안수빈 부장은 K방산의 성장 과정과 현재 한미 방산 협력 구조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전달했다. 안 부장은 대한항공에 18년째 재직 중이며, 기계공학 전공 후 5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사업개발·방산 수출 분야로 전환, 무인기 사업의 국내 수주 70% 이상을 담당한 팀에서 활동해왔다.


안 부장은 먼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주요 사업을 소개했다. 보잉 및 에어버스 항공기 구조물 납품, 무인기 개발·생산, 그리고 주한미군·주일미군 전투기와 헬기에 대한 MRO(정비·수리·개조) 사업이 핵심이다. 특히 부산 테크센터에서는 40년 이상에 걸쳐 F-15, F-16 등 5,500여 대의 군용기를 정비해 납품해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K방산 수출의 물꼬를 튼 과정도 소개됐다. 안 부장은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 인접국 폴란드가 한국에 SOS를 치자 기회가 열렸다는 설명이다.


미국 국방부의 RSF(역내 지속지원체계)와 PIPIR(인도태평양 산업 복원력 파트너십) 정책도 소개됐다. 안 부장은 "코로나 이후 미국의 방산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동맹국과 함께 산업 기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됐고, 대한항공이 패스파인더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CCA(협력전투기) 프로그램에 향후 5년간 9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며, 이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분야에서 AI 엔지니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 부장은 "미국 방산업체에 취업해 한미 협력의 실질적 연결고리 역할을 해달라"고 청년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질의응답과 네트워킹 시간으로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방산, 콘텐츠, AI 등 다양한 분야의 진로 가능성을 놓고 두 강연자 및 참석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행사를 준비한 이유진 민주평통 청년분과위원장은 "오늘 자리가 청년들에게 단순한 강연을 넘어 실질적인 진로의 힌트와 네트워크를 만드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기사‧사진=시애틀코리안데일리 김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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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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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호 회장 등 참석자들이 강연에 귀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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