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미주지회, 워싱턴주서 공식 창립
4월 19일 타코마 한인회관서 창립식·출판기념회·기금모금 행사 동시 진행
초대 지회장 김명주·부회장 김성교 등 중심 임원진 2월 총회서 구성 완료
한국작가회의 창립 이래 최초의 해외 조직인 미주지회(지회장 김명주)가 4월 19일 타코마 한인회관에서 역사적인 창립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이날 행사는 김성교 부회장의 시집 「네모 세모 원」 출판기념회와 지회 운영 기금모금 행사로 시작해 오후 5시 창립식으로 이어지며, 미주 지역 문인들과 한인 사회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효순 회원의 사회로 진행된 창립식은 국민의례, 설립 연혁보고, 환영사, 축사, 시 낭송, 임원진 소개 등 순서로 이어졌다.
◈ 2024년 늘푸른문학회로 출발…2년 만에 미주 최초 해외 지회로
미주지회의 모태는 2024년 2월 4일 출범한 시애틀 늘푸른문학회다. 이날 창립식에서 공개된 연혁보고에 따르면, 늘푸른문학회는 같은 해 5월 12일 온라인 문학방을 신설해 더 많은 문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7월 26일에는 첫 비대면 수업을 열어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매달 비대면 신작 발표 및 합평 모임을 이어오며 시, 시조, 수필, 디카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창작 공동체로 성장했고, 세월호 기억문화제를 주도하며 문학적 사회 연대 활동도 펼쳐왔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 2월 28일 열린 한국작가회의 정기총회에서 미주지회 설립이 공식 의결됐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로 창립해 5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한국작가회의가 최초로 해외 조직을 두게 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미주지회 초대 지회장에는 늘푸른문학회를 이끌어온 김명주 씨가 선임됐으며, 부회장은 시인 김성교 씨가 맡았다. 앞서 3월 파주 DMZ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DMZ 세계문학페스타 2026' 행사에서 김명주 지회장 등이 참가해 미주지회 승인패를 직접 전달받은 바 있다.
◈ 김명주 초대 지회장 환영사…"문학은 폭력의 반대편에 있어야"
환영사에 나선 김명주 초대 지회장은 바쁜 일정에도 자리를 함께해 준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주 한인들이 처한 현실 속에서 한국 문학이 대안적 목소리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특히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말을 인용하며 "문학은 폭력의 반대편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주지회가 지향하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평등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문학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었다.
김 지회장은 또 이날 함께 자리한 임원진과 회원들에 대한 신뢰와 감사도 솔직하게 표현했다.
"사실 저보다 옆에 계신 분들이 훨씬 일을 잘하신다"며 함께 힘을 모아주는 동료들이 있기에 지회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짧지만 진심이 담긴 이 말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과 박수가 이어졌다. 그는 끝으로 "저희의 글을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미주 한인 사회의 관심과 격려를 당부했다.
◈ 구광일 영사·류성현 이사장 등 축사…"한국 문학 해외 확산의 마중물"
창립식에는 주시애틀 총영사관 구광일 문화영사가 참석해 뜨거운 축하를 전했다. 구 영사는 한국작가회의가 창립 이래 최초로 해외 조직을 미국 시애틀에 설립한 것이 "놀랍고 뜻깊은 소식"이라며, 재외동포청 주관 문학 공모전에서 시애틀 지역이 이미 많은 수상자를 배출해 온 문학적 토양이 깊은 지역임을 강조했다.
또한 오는 5월 14일부터 7월 22일까지 한국 정부가 시애틀 내 기관과 협력해 한국작가회의 소속 '한강 작가'를 비롯한 한국 문학 전통과 민화 등 고전 작품을 전시하는 기회가 마련될 예정임을 알리며, 미주지회 활동과의 연계를 기대했다. 시애틀늘푸른연대 류성현 이사장도 축사에서 "태평양을 건너 이 아름다운 땅에서 순수하고 고귀한 생각을 전하고자 하는 분들의 중심이 되어 새롭게 시작하는 미주지회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류 이사장은 "한글의 시 한 편, 소설 한 편이 언어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이라는 보편적 가치로 나아갈 때 문학은 생명력을 얻는다"며 "이곳 낯선 땅에서 모국어로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한 향수를 넘어 가장 맑은 소리를 전하고 기록하는 행위"라고 창립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개인의 내면에 귀 기울이고 삶의 진실을 담아 글을 쓰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미주지회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 도종환·송경동 등 국내 문인들 영상 축하…시 낭송으로 문학의 향기
한국 본부에서도 뜨거운 축하가 이어졌다. 한국작가회의 송경동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작가회의는 창립 이래 50년 동안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평등, 평화, 인권을 지키는 문화 활동에 앞장서 왔다"며 "이제 그 기운과 힘을 미주 중심에서 함께 이어나가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공동대회장이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도종환 시인과 한국작가회의 이사진의 영상 축하 메시지도 상영되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국작가회의 김주대 시인은 축하 글을 통해 "미주지회의 탄생은 미주 한국 문인들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한국 문학의 해외 확산을 위한 큰 의미가 있다"며 "디아스포라 문학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주지회가 한국 문화 국제화 흐름의 마중물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적극적이고 여러면에서 미주지회의 창립에 도움을 주신 윤 용철 서울교과서 대표의 축사 또한 대독해 준 안 정선회원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시 낭송도 풍성하게 펼쳐졌다. 배유나 씨가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을, 김용규 씨가 송경동 시인의 「주름」을, 우성숙 씨가 이설야 시인의 「꽁치통조림」을, 김사라 씨가 김주대 시인의 「잠자리」를 각각 낭송하며 창립식 내내 문학적 감동을 더했다.
행사 중 특별 소식도 전해졌다. 그간 아태문화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해온 영어시조 공모전이 앞으로는 한국작가회의 미주지회 주관으로 시행되기로 결정됐다는 것으로, 제4회 영어시조 공모전은 종전과 같이 아태문화센터 후원으로 계속 진행된다.
한국작가회의 본부 임원진은 내년 창립 1주년 기념행사에는 직접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혀 향후 미주지회와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작가회의》는 1974년 유신 독재에 항거하며 결성된 자유실천문인협의회를 모태로 한다.
황석영, 신경림, 백낙청, 고은, 이문구 등 한국 현대문학사의 대표적 인물들이 창립 멤버로 이름을 올린 이 단체는, 문학을 통해 민주화와 사회적 정의를 실천해 온 반세기의 역사를 지닌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 성향 문인 단체다.
현재는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을 비롯해 공지영, 도종환, 안도현, 김영하 등 문학성과 대중적 인지도를 두루 갖춘 작가들이 소속되어 있으며, 단순한 창작 활동을 넘어 시대의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행동하는 문학'의 산실로 한국 문단의 한 축을 지켜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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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주 초대 지회장과 류성현 이사장, 구광일 문화영사가 축하케이크를 커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