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부인회, 6일 타코마서 한인 어르신 150여 명 참석한 가운데 어버이날 큰 잔치 개최
“오늘만큼은 다 내려놓고 즐기세요”
피터 안사라 사무총장, “대한부인회는 한국 어머니들이 만든 단체…자부심 가지셔야“
대한부인회(KWA·이사장 박명래)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6일 오전 11시 30분 타코마 96가 KWA 구 사옥 급식 장소에서 어버이날 기념 잔치를 열었다. 이날 한인 어르신 150여 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이연이 부이사장, 피터 앤사라 사무총장 등 임직원과 이사진이 한자리에 모여 어르신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서은지 주시애틀 대한민국 총영사도 구광일 문화영사와 함께 행사장을 찾아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어버이날 인사를 나눴다.
◈ 150여 어르신과 임직원·봉사자 한자리에…"준비해 주신 분들께 먼저 감사"
행사 사회를 맡은 이연이 부이사장은 첫 인사에서 "이 행사에 나오면 직원들과 부엌에서 열심히 음식을 준비해 주시는 분들을 잊을 때가 많다"며 "우선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버이날의 유래도 직접 소개했다.
이 부이사장은 "어버이날의 시작은 어머니날로, 19세기 미국 남북전쟁 당시 군인들의 청결과 안전을 위해 일하던 사회 활동가 앤 자비스(Anne Jarvis)가 시작한 것"이라며 "그분이 돌아가신 뒤 따님인 애나 자비스(Anna Jarvis)가 1904년 어머니날을 정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1956년 어머니날로 처음 시작됐다가 1973년 어버이날이라는 법정 기념일로 바뀌면서 어머님과 아버님 모든 분들의 수고를 인정하는 날이 됐다"며 "부모님은 늘 자녀에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풀면서도 항상 '내가 더 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신다. 오늘만큼은 모든 걸 다 내려놓으시고 충분히 즐기시기 바란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고 기쁜 일만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축사했다.
이연이 부이사장은 또 행사 도중 다시 무대에 올라 참석한 임원진을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소개했다. 신경자 총무이사, 신도형 명예이사, 존 데므론(John Demron) 명예이사, 이기열 이사, 수진 크로우(Sujin Crow) 이사 등 전·현직 이사진이 무대 위에서 인사를 했고, 이들이 직접 음식과 떡을 준비해 어르신들을 챙기는 봉사 일선에 함께 나섰다.
이날 점심 식사는 평소보다 정성을 더한 메뉴로 차려졌다. 떡 세트도 따로 준비돼 한 분씩 나눠 드리고, 더 받기를 원하는 어르신들에게는 추가로 떡이 제공돼 잔칫집 분위기를 더했다.
◈ 피터 안사라 사무총장의 뭉클한 어머니 회상…"긍지와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뭉클한 순간은 피터 안사라 사무총장의 인사 시간이었다.
영어로 진행된 그의 인사를 이연이 부이사장이 한국어로 통역했다.
안사라 사무총장은 "내가 처음 KWA에 부임한 때가 2009년이고, 그해 처음 참석한 어버이날 행사가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날 떠오른 것이 바로 내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42세 때 암으로 돌아가셨다"며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어 "어머니도, 할머니도 모두 떠나셨지만, 풍성한 사연과 아름다움을 지닌 많은 어머님이 이 자리에 함께 계신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안사라 사무총장은 자신의 군 복무 시절 일화도 꺼냈다. "내가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뵌 것은 군대에 입대하기 전 작별 인사를 드릴 때였다"며 "공군 비행 부대에 복무하며 한국 오산 상공을 자주 비행했다. 그것이 내가 처음으로 한국 문화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 계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16~17년이 지난 지금 이 자리에 서서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대한부인회는 한국의 어머니들이 만든 단체다. 외로움 속에서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여성들이 모여 시작한 단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한국적 정서와 뜨거운 마음 덕분에 지금은 워싱턴주 전역에 걸쳐 약 2,000명의 직원을 둔 큰 기관으로 자랐다"며 "그 어머니들이 안 계셨다면 지금 이 건물도, 저 같은 직원도, 여러분이 드시는 음식도 없었을 것이다. 한국 문화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통역되는 동안 행사장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어르신들의 모습도 보였다.
◈ 권다향 명창 국악한마당에 어르신들 덩실덩실…서은지 총영사도 격려
서은지 총영사는 인사말에서 "타코마 노인회는 어버이날마다 찾아뵀는데, 갈 때마다 어르신들이 많이 안 계셔서 조금 더 많은 분들을 만나뵐 기회가 없을까 했다"며 "대한부인회가 매주 음식을 대접하시고 오늘 또 큰 어버이날 행사를 한다고 들어 겸사겸사 찾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주시애틀 총영사로 부임한 지 4년이 됐고, 45년 영사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영사로 부임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서 총영사는 한국 문화의 위상도 어르신들에게 전했다. "K팝, 영화 '기생충', 한국 드라마 등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데에는 그 이전 세대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며 "이 지역에서 한인 메릴린 스트릭랜드 연방 하원의원도 배출했고, 최근에는 뉴저지에서 한인 연방 상원의원도 나왔다.
이 모든 것이 여기 계신 어르신들이 미국에 처음 오셔서 일궈오신 노력과 헌신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스스로에 대해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시고, 후손들이 한국 문화와 한인사회를 이끌어가는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란다"며 "오늘 어버이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마음껏 즐기시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씩씩하게 살아내시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이성훈 타코마 한미노인회장은 "대한부인회가 평소 노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노인들이 인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늘 배려해 주심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장 분위기를 끌어올린 주인공은 권다향 명창이 이끄는 '국악한마당' 공연팀이었다.
권 명창과 두 명의 동료가 무대에 올라 익숙한 우리 가락을 부르자, 어르신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며 잔치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권 명창은 무대에 오르기 전 "공연이라기보다 여러분과 함께 흥겨운 시간을 보내려고 자리를 마련했다"며 "다 함께 나오셔서 춤추고 노래하고 손뼉 치며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국악한마당은 매년 대한부인회 어버이날 행사에 무료로 출연하며 어르신들에 대한 사랑과 정성을 마음으로 전하고 있다. 봉사 일선에서 음식과 떡을 준비한 신도형·존 데므론 명예이사는 "기쁜 마음으로 식사와 떡을 준비했다.
어머님이 노래를 부르실 때 눈물이 났다. 돌아가신 내 어머니가 떠올랐다"며 "늘 보이던 어르신들이 안 보이는 것도 안타깝다. 부디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기사‧사진=시애틀코리안데일리 김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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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부인회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6일 오전KWA 구 사옥 급식 장소에서 어버이날 기념 잔치를 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