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양자 분야 집중 육성…글로벌 최상위 대학으로 도약”


“AI·바이오·양자 분야 집중 육성…글로벌 최상위 대학으로 도약”

연세대 윤동섭 총장, 8일 미주총동문회 글로벌 포럼서 기자회견 가져

지난해 연구비 6,500억원 수주…노화 연구에 10년간 1,000억원 지원


연세대학교가 바이오메디컬과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배터리, 반도체, 항공우주 등을 핵심 전략 분야로 집중 육성하고 세계 최상위권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연세대 윤동섭 총장과 이원용 연구부총장 등 연세대 총장단은 제16대 연세대 미주총동문회(회장 석현아)가 지난 8월 7일부터 10일까지 벨뷰 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제16회 연세대 미주총동문회 글로벌 포럼 및 정기총회’ 기간 중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세대의 국제화 전략과 연구 경쟁력, 학생 지원, 해외 동문들의 역할 등에 대해 설명했다.


윤 총장은 과거 한국 대학의 국제교류가 학생들을 미국 등 해외 선진 대학으로 보내는 ‘아웃바운드’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한국 대학의 연구 경쟁력이 크게 높아지면서 해외 학생과 연구자들이 연세대로 들어오는 ‘인바운드’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원용 연구부총장은 “학부생의 서머 프로그램이나 교환학생의 경우 연세대에서 해외로 나가는 학생보다 연세대로 들어오는 학생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과거와 달리 국내 대학원의 연구 여건이 세계 유수 대학과 나란히 할 정도로 발전하면서 박사과정을 반드시 미국에서 해야 한다는 인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의 국제 공동연구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 부총장은 이공계를 비롯해 사회과학, 경영, 경제 등 상당수 학과가 BK21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학원생들이 해외 대학 및 연구기관과 공동연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세대는 기후변화와 양극화, 글로벌 팬데믹 등 한 국가나 한 연구기관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국제적 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명문대들과 전략적 연구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University College London(UCL), Cambridge University를 비롯한 유럽 주요 대학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공동연구를 위한 시드펀딩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에모리대와 조지아대를 찾아 연구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연세대가 현재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는 ‘Human-Centered AI Campus’ 구축이다.

윤 총장은 AI를 단순한 연구 분야에 그치지 않고 학생 교육과 연구, 대학 행정 전반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으로 AI혁신연구원을 설립하고 6개 센터를 중심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AI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I와 양자컴퓨팅, 바이오메디컬을 융합한 ‘퀀텀 바이올로지(Quantum Biology)’를 새로운 연구 분야로 개척하고 있다. 연세대 측은 일본 주요 연구기관과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국 대학들과 퀀텀 바이올로지 분야에서 공동연구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이 분야가 연세대의 대표적인 연구영역 가운데 하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바이오메디컬 분야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연세대가 지난해 수주한 전체 연구비는 약 6,500억원에 달한다. 대학 측은 이를 미국의 주요 대형 주립대학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화 연구 분야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형 연구사업에 선정돼 향후 10년간 총 1,0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나노의학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연세대의 IBS 나노의학 연구센터는 국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기관들과 신경과학 분야 공동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연세대 측은 신촌 캠퍼스에 의과대학과 의료원, 이공계 학문 분야가 한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바이오메디컬 연구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았다.


윤동섭 총장은 “세계적으로도 의대와 메디컬센터, 이공계 연구시설이 하나의 캠퍼스에 밀집돼 있는 대학은 많지 않다”며 “이러한 환경을 기반으로 의생명 분야의 융합연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연세대는 디스플레이, 배터리, 첨단바이오 분야의 첨단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특히 큐브위성 연구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이 같은 연구전략의 기본 철학으로 ‘Empowering Yonsei’를 제시했다.


구성원들에게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이미 다른 대학들이 하고 있는 연구를 따라가기보다 다른 곳에서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새로운 연구에 도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윤동섭 총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 자체가 다음 성공의 씨앗이 되는 대학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자유로운 사고와 도전정신이 연세대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대학생들의 변화도 연세대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요즘 학생들을 보면 정말 선진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학생들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며 “자기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질문하는 데 거리낌이 없으면서도 예의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K-팝과 K-푸드, K-컬처의 세계적 확산과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 상승이 한국 대학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자유로운 사고와 도전이 축적된 만큼 머지않아 과학 분야에서도 큰 결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연세대의 강점이 이공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며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지원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국문학을 비롯한 한국학과 인문학 분야에 별도의 교비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공계와 인문사회 교수들이 함께 참여하는 초학제 연구도 강화하고 있다.


기후변화처럼 과학기술뿐 아니라 정책과 사회 시스템까지 함께 연구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문 분야 간 경계를 허무는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학원생에 대한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윤 총장은 현재 이공계 석·박사과정 대학원생들에게 등록금뿐 아니라 생활비 성격의 ‘스타이펜드’를 함께 지원하고 있으며, 전체 지원규모를 등록금과 필요한 생활비를 합친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평균 120% 수준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장의 공약으로 도입된 이공계 대학원생 특별장학금이 추가되면서 학생들이 등록금 걱정 없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인문사회계 대학원생에게도 다른 대학에 비해 높은 수준의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원 범위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의 발전에는 국내외 동문들의 기부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 측에 따르면 연세대는 국내 주요 사립대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의 기부금을 모금하고 있으며 연간 모금액은 1,000억원 이상에 달한다.


기부금은 학생 및 대학원생 장학금을 비롯해 연구시설, 연구 프로그램, 대학 발전기금 등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미주 동문들의 지원에 대해 총장단은 각별한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뉴욕의 한 동문이 50년 이상 사용한 연세대 루스채플의 파이프오르간 교체 필요성을 전해 듣고 직접 학교를 방문한 뒤 새 파이프오르간과 설치에 필요한 시설 확충 비용까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사례도 소개됐다.


이원용 부총장은 해외 동문 가운데 미주 동문들의 기부와 참여 규모가 가장 크다며 매년 수백만 달러 규모의 지원이 장학금과 교육, 운동부, 해외연수 등 다양한 분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동문들의 역할이 기부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의 명문대학과 전략적 연구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현지 동문들이 대학과 대학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실리콘밸리 등 세계 주요 산업현장에서 활동하는 젊은 동문들도 학교와 기업, 연구기관의 연결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대학평가에서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인 ‘글로벌 평판’ 향상에도 해외 동문들의 참여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또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Pay Forward’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개교 140주년을 계기로 아프리카연구원을 설립했으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명예원장을 맡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지역의 교육과 의료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국제사회 공헌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윤 총장은 연세대가 이제 기본적인 교육·연구 인프라 구축 단계를 넘어 세계 최상위 대학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첨단 연구장비와 새로운 연구 프로그램, 융합연구 공간 등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주 동문들에게도 장학금뿐 아니라 대학이 미래 전략 분야에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연세발전기금’에 더욱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윤 총장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미주 동문과 한인사회에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1950년대부터 일찍 미국으로 유학을 와 이곳에 자리 잡고 앞선 학문과 지식을 다시 한국에 전해주신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었다”며 “90세가 넘은 연세에도 직접 차를 몰고 동문행사에 참석해주시는 미주 동문들을 보면서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의 발전과 경쟁력은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며 “연세대학교도 대한민국이 세계 유수 국가들과 협력하고 경쟁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 미주 동문과 한인사회가 앞으로도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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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섭 총장(가운데)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원용 연구부총장, 오른쪽은 임종백 대외협력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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