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한밤중 하수도 탐험 잇따라…당국 "위험하고 불법"
5월 이후 5차례 포착…도시탐험·구리선 절도 등 목적 추측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 뉴욕에서 한밤중 맨홀을 통해 하수도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잇따라 목격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뉴욕시와 인근 지역에서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맨홀을 통해 하수도를 드나드는 모습이 최소 5차례 포착됐다.
지난 18일 새벽에는 맨해튼 펜실베이니아역 맞은편 7번가에서 가슴까지 올라오는 방수복과 헤드램프를 착용한 남성 3명이 맨홀에서 차례로 나오는 모습이 촬영됐다.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지하에 비밀 집단이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됐다.
뉴욕의 하수도 망은 총연장 7천500마일(약 1만2천㎞)에 달한다.
지난 27일 오전 1시께에는 롱아일랜드에서도 또 다른 무리가 맨홀을 통해 지하로 들어가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지난달에는 브루클린에서 하수도에 들어간 남성 2명이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다만 뉴욕 경찰은 이들이 하수도에 들어가는 이유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오래된 구리 케이블 등 돈이 될 만한 물건을 찾는 사람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지하시설을 찾아다니는 '도시 탐험가'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뉴욕에서 20년간 도시 탐험을 해온 스티브 덩컨은 최근 목격된 인물들이 헤드램프를 착용하고 맨홀 덮개를 여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이 경험이 많은 도시 탐험가들로 보인다는 것이다.
행인의 눈에 띌 가능성이 작고 하수량도 상대적으로 적은 밤에 하수도에 들어간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또한 덩컨은 돈이 될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 하수도에 들어간다는 주장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도 100차례 이상 뉴욕 하수도에 들어갔지만 가장 값나가는 물건은 유효기간이 지난 신용카드였다는 것이다.
뉴욕시는 하수도에 들어가는 것은 불법일 뿐 아니라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시 환경보호국의 데자 스튜어트 대변인은 하수도에는 유독가스와 침수 위험이 있고 밀폐된 공간도 많다면서 "시민들은 절대로 관로나 배수로, 집수정, 맨홀 등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열린 채 방치된 맨홀도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56세 여성이 차량에서 내리다가 열린 맨홀에 빠져 숨졌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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