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걸 전 시애틀한인회장, 지난 5일 Cedar Brook Lodge에서 구순연 개최


오준걸 전 시애틀한인회장, 지난 5일 Cedar Brook Lodge에서 구순연 개최

“90년 삶의 가장 큰 재산은 사람과 인연”

가족·친지·한인사회 인사들, 90세 생일 축하인사는 물론 건강과 장수 기원해


시애틀 한인사회의 원로인 오준걸 전 시애틀한인회장이 구순을 맞아 가족과 친지, 교계 및 한인사회 인사들의 축하 속에 90년 인생을 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지난 5일 Cedar Brook Lodge서 오 전 회장의 9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구순연에는 자녀와 손주, 조카 등 가족들을 비롯해 오랜 세월 인연을 맺어온 지인들과 한인사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그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했다.


이날 행사는 케이 전 전 워싱턴주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대표기도와 가족 대표 환영사, 오 전 회장 약력 소개 및 인사말, 축사와 가족 대표 축하말, 지인들의 회고와 덕담, 축하공연, 슬라이드쇼, 케이크 커팅, 건배 제의 등이 이어졌다.

케이 전씨는 “오준걸 회장님께서 걸어오신 지난 90년의 삶을 함께 돌아보고 그동안 베풀어주신 사랑과 수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날들이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자리”라며 구순연의 시작을 알렸다.


심우진 목사의 대표기도에 이어 장녀 패트리샤 오씨가 가족을 대표해 아버지의 90년 삶을 되돌아봤다. 패트리샤 오씨는 오 전 회장이 한국전쟁 당시 세 형과 함께 부모와 누이들을 뒤로하고 남쪽으로 피란해야 했던 어린 시절을 소개하며, 전쟁과 가난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과 신앙의 가치를 배우며 성장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아버지는 언제나 ‘빌더’였다”며 건축가로서 건물을 세운 것뿐 아니라 가족의 미래를 세우고 한인사회의 기반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온 삶이었다고 평가했다.

오 전 회장은 1963년 장학생으로 미국에 건너와 오리건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건축가로 활동했다. 이후 부동산과 호텔 사업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기업인으로 자리 잡았으며, 미국 정착 이후에는 자신을 돌봐준 세 형과 가족들의 미국 이민과 정착을 돕는 등 가족에 대한 책임과 사랑을 실천했다.


패트리샤씨는 “아버지는 시애틀 지역의 초기 한인 이민자 가운데 한 분으로, 한인사회가 매우 작았던 시절부터 리더로 활동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연결과 기회를 만들어주셨다”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들은 아버지가 그들의 삶에 흔적을 남겼기 때문에 함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오늘 주위를 둘러보며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깊이 사랑받고 있는지를 느끼셨으면 한다”며 “Happy 90th, Dad. We love you”라고 축하했다.


▲황해도 출생에서 미국 유학까지…전쟁과 이민의 격동기 넘어

오 전 회장은 황해도 은율군에서 태어나 배재중·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한양공대 건축과에서 3년간 수학한 뒤 미국으로 건너왔다.

오리건주에서 대학 과정을 마치고 UCLA 영문과에서도 수학했으며, 이후 시애틀 지역 건축회사에서 15년간 근무했다. 이후 시애틀과 오리건 지역에서 오랜 기간 호텔을 운영하는 등 전문 건축인과 기업인으로 활동했다.


사업뿐 아니라 한인사회와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에도 오랜 세월 힘을 쏟았다.

유니뱅크 설립 과정에 참여해 초대 이사장을 맡았으며, 워싱턴주 축제재단 초대 회장, 워싱턴주 한인의 날 관련 주요 직책, 한미자유수호연합 이사장,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장 등 여러 단체에서 활동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한 서명운동과 결의안 추진, 세계 한인의 날 제정을 위한 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미주 한인사회의 권익과 모국을 위한 활동에도 힘을 보탰다.

이 같은 공로로 민주평통 의장 공로상과 대통령 국민포장을 비롯해 정부와 지역사회로부터 다수의 표창과 감사장을 받았다.


▲오준걸 회장, “90년 세월, 결코 혼자만의 삶 아니었다”

이날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오른 오 전 회장은 자신의 구순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가족과 친지, 친구, 지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 전 회장은 “제가 어느덧 90살이라는 세월을 맞았다”며 “돌이켜보면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고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 돌아보니 그 모든 시간이 하나하나 소중한 인생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건강한 모습으로 구순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사랑과 정성, 오랜 세월 곁을 지켜준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늘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한자리에 모여 저의 구순을 축하해 주시는 모습을 보니 제가 살아온 90년의 세월이 결코 혼자만의 삶이 아니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며 “여러분과 함께 웃고 나누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 모든 시간이 저에게는 가장 큰 재산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시간도 욕심내지 않고 건강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가족과 친지, 친구들을 더욱 사랑하고 제가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누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심우진 목사, “90년은 믿음과 섬김으로 걸어온 축복의 시간”

오 전 회장이 출석하고 있는 시애틀 연합장로교회 심우진 목사는 축사를 통해 오 전 회장이 살아온 90년을 “믿음과 섬김의 여정”으로 평가했다.


심 목사는 “장로님께서는 90번의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을 살아오시는 동안 전쟁과 가난, 이민과 인생의 수많은 고비를 지나오셨다”며 “그 모든 시간을 믿음으로 이겨내셨고 하나님께서 함께하셔서 오늘의 복된 날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아버지로, 교회에서는 믿음의 기둥으로, 사회에서는 지역사회를 이끄는 어른으로 살아오셨다”며 “특히 지역사회를 섬기며 선한 영향력을 끼친 삶은 후배들에게 귀한 모범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 목사는 “구순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더 큰 은혜를 누리는 새로운 시간”이라며 가족들과 더 많이 웃고 자녀와 손주들을 축복하며 100세를 넘어 건강하게 장수하기를 기원했다.


▲조카 오정석씨, “우리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

조카 오정석씨도 가족을 대표해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오씨는 “90년이라는 세월을 건강하게 걸어오시면서 우리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작은아버지께 감사드린다”며 “어릴 때는 작은아버지가 늘 곁에 계시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따뜻한 사랑과 삶의 지혜가 가족에게 얼마나 큰 선물이었는지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가족이 48년 전 오 전 회장의 초청으로 시애틀에 이민 온 사연과 미국 정착 과정에서 받은 도움을 회고하며 “오늘의 가족이 있기까지 작은아버지의 사랑과 노력이 있었다”고 감사했다.

그는 “이제 모든 걱정을 내려놓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고 좋은 곳도 많이 다니시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다”며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심재환 전 민주평통 간사, 평통 15기 시절 인연 회고

심재환 전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 간사는 오 전 회장과 함께했던 민주평통 15기 시절을 회고했다.

심 전 간사는 오 전 회장의 제안으로 간사를 맡게 된 사연부터 당시 시애틀협의회가 추진했던 각종 사업과 여성 컨퍼런스 유치 등을 소개하며, 오 전 회장의 리더십 아래 시애틀협의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했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그는 당시 활동을 통해 시애틀이 미주 한인사회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축사의 마지막에는 김춘수 시인의 ‘꽃’을 낭송하며 자신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준 오 전 회장과의 인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심 전 간사는 “오 회장님께서 저를 불러주신 것처럼 오늘 이 시간 저도 오 회장님을 한번 불러보겠다”며 “오 회장님, 만수무강하십시오”라고 외쳐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김준배 전 시애틀한인회장, 배재고 동문들도 축배

식사가 시작된 뒤에는 오 전 회장과 오랜 세월 한인사회에서 함께 활동해온 인사들의 건배와 덕담도 이어졌다.

김준배 전 시애틀한인회장은 오 전 회장의 구순을 축하하며 지난 세월 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보여준 헌신과 봉사에 경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건강한 모습으로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달라는 뜻을 담아 참석자들과 함께 축배를 들었다.


또한 오 전 회장의 배재고등학교 동기 및 동문들도 건배 제의에 나서 오랜 학창 시절의 인연을 되새기며 친구이자 선배인 오 전 회장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했다.

배재 동문들은 배재학당의 역사와 전통을 소개하고 교가를 함께 부르며 구순을 맞은 동문을 축하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교가를 함께 부르는 모습에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가야금과 성악으로 이어진 특별한 축하무대

축하공연도 구순연의 의미를 더했다.

최시내 샛별문화원 단장은 25현 가야금 특별연주에 앞서 “오준걸 회장님은 오랫동안 한인사회의 리더로서 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은 생에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하셨지만 저희를 위해 시간에 대한 욕심만은 조금 부려달라”며 “저희 곁에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계셔달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성악가 양남순씨는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의 아리아와 ‘그리운 금강산’을 들려주며 구순을 축하했다. 특히 ‘그리운 금강산’을 무반주로 열창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에서는 오 전 회장의 젊은 시절부터 미국 유학과 가족생활, 사업 활동, 한인사회 봉사에 이르기까지 90년 발자취를 사진으로 돌아보는 슬라이드쇼도 마련됐다.

이어 가족과 참석자들이 함께 영어와 한국어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 가운데 오 전 회장과 부인이 케이크를 자르며 구순의 기쁨을 나눴다.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오래 건강하게 함께 웃는 것”

행사 말미 오 전 회장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아흔이라는 나이를 맞았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행복했다”며 “결국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이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던 정과 인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저에게 정말 소중한 인연”이라며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와 따뜻한 축하와 좋은 말씀을 전해주신 마음을 오랫동안 잊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여러분께 받은 사랑에 보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 여러분과 함께 웃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참석자들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기원했다.


구순연은 참석자들의 기념촬영과 친교 및 김영 밴드의 연주 등 여흥으로 이어졌다.

전쟁과 가난의 시대를 지나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정착하고, 건축가와 기업인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한편 한인사회의 성장과 권익 신장을 위해 힘써온 오준걸 전 회장.


그가 구순을 맞아 강조한 것은 화려한 이력이나 수많은 표창이 아니었다.

90년을 돌아본 그가 꼽은 인생의 가장 큰 재산은 바로 ‘사람’과 ‘인연’이었다. 이날 구순연은 그의 90년 인생을 축하하는 생일잔치를 넘어, 초기 한인 이민세대가 가족과 신앙, 공동체를 지키며 일궈온 삶의 한 페이지를 함께 되돌아보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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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을 맞은 오준걸 전 회장 부부가 축하케이크의 촛불을 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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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걸 전 회장 부부가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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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걸 전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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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진 목사가 축하말씀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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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전씨가 사회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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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회장의 조카인 오정석씨가 축하말씀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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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환 전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 간사가 오 전 회장과의 추억을 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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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내 샛별문화원 단장이 25현 가야금 특별연주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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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양남순씨가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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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회장이 배재 동문들과 교가를 함께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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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배 전 시애틀한인회장이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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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동 전 시애틀한인회장이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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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회장 부부가 건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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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회장 부부가 배재고 동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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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회장 부부가 시애틀 연합장로교회 교우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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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회장 부부가 심재환씨 부부‧김성훈 회계사 부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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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회장 부부가 신디 류 의원 부부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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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회장 부부가 시애틀 한인회 전 회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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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앉아있는 채로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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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회장 손자 손녀들이 할아버지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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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흥 순서에서 김영 밴드 김영 대표가 축가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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